선생님의 밥그릇 한빛문고
이청준 지음 / 다림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이청준의 동화, 선생님의 밥그릇에는 몇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이중섭의 그림과 어우러진 '나들이 하는 그림', 병든 어머니를 걱정하는 어린 딸이 의사 선생님 집의 유리창을 간절히 닦으며 의사 선생님이 어머니의 별을 보고 치료해 주기를 바라는 아름다운 인정과 사랑 이야기 '별을 기르는 아이', 어머니의 사랑을 그저 여기 있음을 확인하는 '어머니를 위한 노래', '그 가을의 이야기'는 마치 김유정의 동백꽃에서 점순이와의 애정행각과 닭싸움이 연상되는 이야기들이다.

표제소설인 선생님의 밥그릇은 참선생님의 이야기인데, 제자가 잘 되기를 바라면서 밥을 덜어놓는 습관을 들이신 선생님 이야기. 언제나 제자들의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야말로 진짜 선생님들일텐데... 세상에 진짜 선생님들이 얼마나 계실까. 나는 아무래도 아닌 거 같다. 방학 때 아이들 안 보고 이렇게 쉬니 좋기만 한걸... 어머니의 사랑처럼 아무 조건 없이 주고만 있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우리 시대의 풍요로운 가난함과 척박함을 읽을 수 있었다.

가난해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그 시대에는 이런 풍요로운 사람들의 마음과 인정이 있었다. 지금은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골치가 아프고, 주차때문에 이웃이 싸우는 풍요로운 세상이 되었지만, 그것이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쉽게 말 할 수 있을까? 오랜만에 가난했던 시절의 따스한 추억을 밟으며 집으로 돌아온다. 어린 시절의 선생님들을 떠올려 보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