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들의 전쟁 - 천년동안 읽는 동화 반달문고 1
김진경 지음, 최달수 그림 / 문학동네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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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경 선배가 소설을 써 보겠다며 슬며시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쓴 소설이 '이리(?)'였던 것 같다. 그러더니 다섯 권짜리 '고양이 학교'를 썼다. 아직 읽진 않았지만 대단한 정열이다. 아이가 방학 숙제로 부산시 교육청 추천도서로 선정된 책이라 해서 같이 읽었다.

'혹시 이 서평을 읽는 부모님들이 있다면, 좋은 비법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아이들이 독후감 못 쓰지요? 독후감 쓰라고 하면 엄청 어려워 하고요. 특히 초등학생에게 독후감을 쓰라는 것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일이랍니다. 쓰지 못해 쩔쩔매는 아이에게도 그렇고, 그걸 보고 나무라는 부모님께도 그렇고, 말도 안 되는 글을 읽어야 하는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죠. 그럼, 아이들이 신나게 독후감 쓰는 방법을 알려드릴까요? 아래와 같이 해 보세요. 독후감 뿐만 아니라, 시쓰기, 일기 쓰기도 처음엔 이런 방법이 정말 효과가 있답니다.'

ㅠㅠ(서평이 너무 길다고 해서 이건 제 서재에 수록해 둘게요.)

목수들의 전쟁을 예를 들어 보지요.

1. 이 얘기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이 누가 나오나요?(노반, 묵적) 노반은 어떤 재주가 있나요?(나무로 날아가는 새, 사다리 만듦), 묵적은 어떻게 노반을 이겼나요?(방어하면서)

2. 줄거리를 적어 볼까요.
이 이야기는 뛰어난 재주를 가진 노반이라는 목수가 전쟁을 해서 자기의 재주를 알리려고 했는데, 묵적이라는 후배가 전쟁보다는 평화를 지키는 것이 훨씬 쉽고 여러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알려 줘서 노반도 반성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3.감상을 적어 볼까요?(작가 김진경 선배님은 춘추전국 시대의 해커들의 이야기로 상당히 상징적인 목적으로 썼다고 하지만, 어린아이들의 글에서 그런 냄새가 나면 그건 망한 글이랍니다.) 노반은 재주가 뛰어나서 날아가는 새와 잘 달리는 마차를 만들었지만 그 때문에 부모님을 잃게 된다. 좋은 재주도 어떤 결과를 만들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자랑하게 되면 아주 불행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노반은 자기의 뛰어난 재주를 적을 물리치고, 적진을 살피고, 공격하는 전쟁 수단으로 쓰려고 했다. 그런데 적이라는 것이 알고 보니 자기 나라일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전쟁을 해서 누구를 쳐부수는 일은 정말 비극적인 일이다. 전쟁의 슬픔과 폭력성을 간단히 감상문에 적을 수 있겠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이런 것을 국제 관계에 대응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부모님이 해설을 읽고서, 공자와 묵자가 춘추전국 시대에 대립한 영향력 큰 사상임을 알려 주고, 공자의 사상이 귀족적인 반면 묵자의 사상은 목수 집단인 평민의 사상이었음과, 묵자의 사상이 '제후들이 전쟁을 일으키면 죄 없는 백성들만 고생하니 전쟁을 해선 안 된다. 전쟁이 아니라 겸손함과 사랑으로 천하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제후라도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는 묵가의 사상을 들려 주고 감상문을 쓰게 할 수도 있다.

아이를 길러 보니, 아이는 부모를 뛰어 넘기 어려움을 알겠다. 서울의 강남에 사는 고위층 자녀들이 서울대 많이 들어가는 걸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가난한 아이들이 서울대 많이 들어가게 하려면 공산주의 혁명을 일으켜 당성이 강한 노동자의 자녀를 입학시키는 수가 유일한 수다. 부모가 같이 노력하고 힘들이지 않는한, 부모가 같이 배우지 않고 애만 학원에 보낸다면, 아이는 학원에 가서 돈 까먹는 기계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그 부모가 어려서 했던 짓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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