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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란도트
카를로 고치 지음, 푸치니 오페라, 김두흠 편역 / 달궁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하긴, 그 장대한 아라비안 나이트의 작은 이야기 하나에 너무 큰 기대를 걸었던 것도 무리였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이 책의 가치는 오페라를 보러 가기 전에 간단하게 읽어두기 위한 용도인 것 같다. 전에 백조의 호수를 발레로 감상하러 갔는데, 줄거리를 미리 생각도 안 하고 갔다가, 아름다운 무용수들의 몸동작을 무척이나 궁금해 하면서 보고 온 기억이 있었다. 오페라는 '춘희' 라 트라비아타를 본 적이 있었는데, 다행히 줄거리도 대충 알고 갔고, 노래의 진행에 따라 자막이 해설로 나와서 참 좋았다.
투란도트 공주의 한스러움이 남성 혐오증으로 발전되고, 결국은 사랑이 해법이었다는 이야기. 아라비안 나이트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의 정글 속을 즐기게 해 준 세헤라 자데의 입담과 재치에 비겨 볼 때, 이 작품은 무대에서 화려한 스펙터클(서양 드라마의 특징)을 상상하지 않는다면 초라함을 금하지 못하는 작품이다. 상상의 힘이 작품을 위대하게 하는 실례가 되는 작품. 다치바나 다카시가 '픽션'은 읽지 않는다고 한 이유를 생각케 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