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의 그림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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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은 루누아르의 '독서'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 주황빛 화폭의 집중, 정밀함은 나를 선의 세계로라도 끌어주는 느낌이다. 이주헌씨도 나만큼이나 그 작품을 좋아해서 좋았다. 그런데 이 책은 좀 일관성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전문적 미술 공부를 한 작가로서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그림들을 다루었겠지만, 아름다운 그림을 설명듣기 원하는 일반 독자로서는 조금 난삽한 내용이 많았다.

다만 그가 지면을 많이 할애한 경계 허물기의 이철수 판화, 3*3인치의 그림의 강익주, 오브제의 장인 안규철에 대한 애정어린 해설은 한국 현대 미술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운서 주굉의 '죽창수필'의 일대목이 감동적이다. 무릇 고인의 어록 문자를 읽을 때, 일문 일답과 일념 일송의 기봉이 날카롭고 언어가 미묘한 것으로 내 마음에 흡족히 여겨 이야깃거리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요, 반드시 저가 어떻게 하여 이렇게 크게 깨달을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을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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