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1
최명희 지음 / 한길사 / 199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최명희의 혼불은 문화와 전통에 대한 상세한 서술이 돋보이는 역작이다. 소설을 읽다가 중간 중간 백과사전을 읽는 듯한 설명이 간혹 재미있기도 하고, 때때로 지루하기도 하다. 우리 나라에 한 편쯤 꼭 있어야 할 민족의 서사시이며 구비문학에 다름 아니다. 우리 전통의 무속과 불교적 사고, 유교적 질서에서 우려낸 한과 인고의 삶, 그리고 죽음의 의미.

이 소설을 읽음은 우리 소설을 읽음과 동시에 우리 문화를 읽어 내는 것이다. 우리도 잊고 살아가는 많은 것들은 새록새록 각인시켜 우리가 한민족으로 살아온, 핏줄에 오롯이 흐르는 붉은 역사가 숨쉬고 있다. 죽음을 향하여 살고 있는 다양한 인생들의 전범들을 보여 주면서 다양한 논리들도 감싸안고 있다. 간혹 형상화에 실패하기도 하고, 간혹 서정성에 침잠하기도 하지만, 간혹 섬찟할만큼의 예리함으로 삶과 죽음의 지평을 넘나드는 우리 민족의 혼을 담으려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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