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비룡소 걸작선
생 텍쥐페리 지음, 박성창 옮김 / 비룡소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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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를 무던히도 많이 읽었다. 여러 사람에게 선물도 많이 했고. 어린 왕자는 내가 부족할 때 늘 그 부족한 곳을 채워주었다. 내가 사랑에 목말라할 때는 기다림의 즐거움을 가르쳐 주었고, 사랑을 잃고 방황할 때는 길들임(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고, 세상 살기 힘들어 정의를 의심할 때는 상인처럼, 등불 관리자처럼 늘 내 곁에 있어 주었다. 해리포터를 읽으면서 어린왕자라면 해리포터를 정말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확실히 어른인가보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고 하지 않던가. 아파트 평수가 중요하고, 자동차 배기량이 중요하고, 아이들 학업 성적이 중요하고... 실제 중요한 건 내용인데... 내가 어떤 것들로 채워져 있는가 하는 것보다 세상은 너무 숫자로 나를 보려 한다.

어린 왕자는 읽을 때마다 다른 감동을 준다. 늘 나를 비우라 하고, 늘 나를 깨어 있으라 하고, 늘 나를 사랑으로 가득 채우고, 참는 법을 가르치고, 참다운 길들임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그래서 이 풍진 세상을 아름다이 늙어갈 수 있도록 가르치는 어린 왕자를 만나는 오늘은 행복하다. 여느 책들처럼 다 읽고 나서도 아쉽지 않다. 나는 또 언젠가 머지 않아 어린 왕자의 첫 페이지부터, 보아 구렁이부터 작은 혹성의 어린 왕자를 만날 것을 알기 때문에...

다시 가을이다. 세상에 지친 이들에게 어린 왕자를 한 번 더 읽어 보기를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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