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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다는 것 ㅣ 미래의 고전 4
최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2월
평점 :
엄마가 된다는 것...이란 책을 상품 검색해서 입력하려고 검색창을 두드렸더니...
같은 제목의 다른 책도 한 권 검색이 되었다.
아마도, 출산 관련 힐링 서적이라 생각해서 눌러 보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두려움을 제공하는 출산의 경험담을 쓴 책이다.
그래, 엄마가 된다는 것은, 두려웁지만, 엄마가 되고 나서 아가를 기르는 행복감은, 호르몬의 작용이든 모성 본능이든 간에 가장 행복한 일이어야 한다.
그러나...
김시습의 금오신화에 나오는 이생규장전이란 단편소설의 한 대목처럼,
개성 낙타교 인근에 사는 이모군(고교 2학년)이 보충수업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담 너머 최모양(중학 3학년)과 눈이 맞았다고 치자.
그래서 이모군은 담을 넘어(아, 너머와 넘어의 실제적 차이란...) 최 모양의 방으로 틈입하여, 2박 3일을 지냈다고 치자.
그래서, 생물학적 원리에 따라 이모군의 건강한 수억 개의 정자 중 한 녀석이 최모양의 성숙한 난자에 입성을 하여 생물학적으로 튼튼하게 최모양 자궁에 착상을 하였다고 치자.
최모양과 이모군이 50:50으로 책임의식을 느껴야 할 이 생산적이고도 건설적인 활동에서...
이제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최모양이다.
금오신화가 新話(뉴 스토리)인 이유는... 이런 최모양을 두고, 최모양의 아버지는 여느 애비처럼 "야, 이 년아,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으니 당장 자결하여라!"하는 근본을 갖춘 가문의 영광을 내세우지 않고, 보잘것없는 이모군의 집에 매파를 보내는 것인데,
아직도 이 나라에선, 남녀가 대등한 역할, 내지는 남자의 성적 쾌락을 만족시킬 몇 분간의 대가로 여자 아이가 임신을 했을 때... 여자 아이는 마치 돌로 쳐야 할 것처럼 바라보면서, 대등한 역할을 수행한 남자 아이에 대한 비난을 구경하는 일은 좀처럼 쉬운 노릇이 아니다.
엄마가 된다는 것... 그 성스럽고 소중한 경험을... 버림받은 고통 속에서 겪어야 하는 아직은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리틀맘의 당당한 세상살이를 이 책에선 잘 보여주고 있다.
아직 이 나라가 깨어야 할 의식이 얼마나 많은지를 이 책은 짚어내고 있다고나 할까...
수년 전에 <세계의 여성>이란 티비 프로그램에서 핀란드 고딩이 혼자서 아이를 기르는 걸 본 일이 있다. 고딩이 아이를 낳으면, 당연히 엄마 아래 출생 신고가 되고, (이넘의 대한민국에선 호주제가 작년에 폐지되었는데, 아직도 그걸 아는 인종이 얼마나 될는지...) 고딩이니깐 수입이 없을 게 뻔하므로 육아 수당, 우윳값... 등등의 복지 비용이 지출되었다.
학교에 가야 하므로, 당연히 갓난아기 보육 시설이 제공되며, 그 비용까지 모조리 제공된다.
고딩이 가방 메고, 기저귀 가방도 메고, 탁아소에를 웃으며 드나드는 아름다운 모습...
아, 화장실에서 자기 아이를 유기하다가 범죄자가 되는 이 땅의 어린 아이들의 모습과 너무도 극명한 대조를 보여... 두려웠던 기억이 난다.
리틀맘도 엄연한 엄마란 것을, 이 나라가 세계 몇 위의 경제력을 맨날 씨월거리면서도, 아직 세계 몇 위의 아기 수출국이란 것을... 반성하게 하는 책이다.
청소년에겐, 순결교육을 시킬 것이 아니라, 임신과 책임 교육을 시켜야 할 노릇이다.
교육이란 당연히 그렇게 철학적으로 접근해야 할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