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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마지막 집 ㅣ 만화로 보는 한국문학 대표작선 5
전경린 원작, 이원희 그림 / 이가서 / 2003년 11월
평점 :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우울하다.
정년을 5년 앞두고 낙향하여 소를 기르기 시작한 아버지, 그러나 소금은 자꾸 떨어져 송아지 기르는 일도 막막하고,
날마다 우울증이 깊어져 눈물과 일에 매몰된 어머니, 그의 광기가 두렵고,
군에간 오빠는 사진 속에서도 눈물을 그렁거릴 듯 하고,
주인공은 사랑도 잃고 미지근한 늪처럼 정체된 삶을 사는 교사 발령 대기자고,
여동생이 유일한 생활원인데, 그마저 서울로 기차를 타고 도망을 간다.
산다는 일은,
이렇게 갑갑하고 막막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가보기 전에는 아주 낭만적으로 보일
바닷가 마지막 집이,
실제 살아 보면,
하루만이라도 거기서 버티라고 한다면,
세상 끝이 바로 그 바다고
그 바닷속에서 끝없이 뒤채이는 파도로 인하여 욕지기가 쏟아져 나올지도 모를 일.
90년대 후반의 막막한 인생들을 잘 드러낸 소설이란 생각이 들다가도,
과연 이 책이 만화로 보는 한국문학 대표작선에 들어갈 만한가...를 생각하게도 한다.
그러나, 어떠랴... 어차피 대표...란 사기인 걸.
빗물에 젖은 미루나무 잎사귀 위로 소라 껍데기를 등에 멘 달팽이 하나 천천히 지나가는 그 시간,
그렇게 한 시절일 뿐이라고,
오늘을...
정의해 본다 해도...
달팽이가 미루나무 위로 왜 기어올랐을까... 생각하면,
사는 게 헛되고 헛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