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내 옆에 앉아!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36
연필시 동인 엮음, 권현진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동, 시
어린 시절 읽을거리라곤 교과서밖에 없던 시절엔 책을 읽으면서 노는 법도 여러 가지였다.
아무 책이나 펼쳐 두고는 '다'자가 나오는 곳까지 읽기를 하기도 하고,
소리내서 읽다가 틀리면 다른 사람이 읽기도 하고 ... 그러고 놀았다.
그게 다 문자가 부족해서 놀이로 쳤던 모양이다.
요즘 아이들도 그러고 놀려나... 

초등학교 시절에 동시를 배우고, 그것도 몇 편 배우지도 않고 잊어버렸던 것 같다.
30년 전 그 시절엔, 동시보다는 충효를 가르치는 시조(시조는 엄밀히 말하면 정형시가 아니다. 시조는 시조창이라고 해서, 즉흥적으로 지어 부른 노래들의 가사다. 느릿느릿 부르는 시조의 가사는 그때그때 지어 부르기때문에 시문 시 詩를 쓰지 않고, 때 시 時를 쓴다. 종장의 첫구 석자는 매우 어렵게 부르고 음 조절하기가 어려워 석 자로 보통 고정시킨다. 다른 곳은 두 자에서 여섯 자 정도로 여유가 있는데, 이런 것을 정형시라고 우기는 일은 좀 쑥스럽다.)를 배웠던 기억만 난다. 

어른이 되어서, 그리고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이 되어서
이오덕 선생님의 생활글쓰기를 한편으로 실천하는 사람으로서,
아이들의 글에서 우러나는 힘을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그래서, 어른들이 쓰는 동시에서 힘을 느끼는 일은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렇지만, 동화를 쓰는 이유는 삶의 단면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생각거리를 던져주기도 하는 것이라면,
동시를 쓴 이유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살다 보면, 유난히 내 눈에만 도드라져 보이는 '사상 事象'들이 있다.
왜 나한테만 저 물건은, 저 현상은, 저 일은 이토록 독특한 측면으로 다가올까... 하는...
마치 실연당한 사람이 연인이 타던 버스 번호만 봐도 눈물이 주루룩 흐르는 것 같은,
그래서 그 버스 노선 다니는 길을 아예 벗어나도, 같이 갔던 극장, 같이 하던 모든 사상들이 자아내는 슬픔이
모든 유행가 가사가 가슴을 후벼파는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이 책에 나온 연필시 동인들의 시들도 그렇다.
어른인 내 눈으론 어른의 생각이 드러나 보이지만,
아이들의 눈으론 어쩔지 모르겠다. 

'푸른책들'이란 출판사의 서평단에 응모를 했더니 덜컥 붙어서... 요즘 서평단 합격운이 좋은 편이다. ^^ 처음 받은 책이다.
아이가 커버려서 이런 동시 읽어줄 나인 지났지만,
오랜만에 읽어보는 동시는 봄비처럼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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