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설날이지만, 동생네가 결혼 5년 넘어서 이제 첫 아기를 가져 좀 쉬어야 한다고 안내려오는 바람에 조용한 설을 맞았다. 

명절이래야, 차례도 지내잖은 우리집은 동생 내려오면 같이 한 잔 하는 게 전부지만...
그러기 위해서 전도 좀 부치고 했지만...
올해는 정말 조용하게 쉰 기분이다. 

우연히 집어든 책인데...
며칠 전에 e-도서관에서도 본 책이다.
무슨 책이든 인연이 되면, 자꾸 내 눈앞에서 알짱거린다.  

강물 소년...
영국 작가가 쓴 청소년 소설인데...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주인공 소녀의 눈으로 읽히기보다,
할아버지의 시선으로, 그의 마음이 되어 책을 보게 되었다. 

어려서 매력적인 강물에 빠져들어 살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는 온 가족을 잃는 화재사건 이후로 고향을 떠나 살았다.
이제 나이가 많이 들고,
건강도 거의 잃게 된 그의 눈엔 매일 고향의 푸른 강물이 잊히질 않는다.
차마 꿈엘들 잊히지 못하던 그 강을 향하여 아이들의 휴가를 빌미삼아 고향을 향해 가는데...
하필이면, 그날 몸도 안 좋아진다. 

손녀딸 제스는 그에겐 입안의 혀처럼 사근사근한 아이이며,
강물에 온 마음을 다 빼앗겨 버린 그처럼 손녀딸 제시도 수영을 몹시 좋아한다.
제스에게 다가온 물속의 소년... 리버 보이...
할아버지는 진즉에 그 본질을 알고 있었지만,
그림 속에 리버 보이를 남기고자하는 고집에 제스와 소통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결국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한 장의 그림을 손녀딸의 손을 빌려서 완성한다.
어릴 적 친구는 그 시커먼 추상화 속에서 할아비의 자화상을 읽어내고,
리버보이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제스는 강물을 따라 헤엄쳐 바다까지 이른다는 이야기. 

한편 환상적인 이야기지만, 한편 잔잔한 감동을 준다.
우리 삶은 결국 흐르는 강물과 같아서,
햇살 가득 비추이는 아름다움도 품고 있지만, 
구름 가득 낀 날, 우울한 흐름도 피할 수 없고,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한 굴곡을 겪으면서...
유유히 흘러 결국 바다에 이르는 그런 것이란 것을...
할아버지와 손녀딸의 교감을 통하여 이 이야기는 들려준다. 

청소년이 나오면서도 게임기가 등장하지 않아 좋았고,
휴가철이 나오면서도 술판에 고기 구워먹는 파티가 없어 좋았고,
노인들이 등장하는데도, 서글프게 소외당하지 않아 좋았다. 

짜릿함을 갈구하는 시대지만,
단출함 속에서 시원한 강물에 온몸을 맡기는 맛을 볼 수 있는 이런 소설은 드물다.
답답할 때 읽어 보면, 좋겠다.
공부하기 싫어 답답한 아이들... 아이가 공부 안 해서 답답한 엄마들...
나이 들어 삶이 막막한 사람들... 그리고, 삶이 죽지 못해 이어지는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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