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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도 너무 길다 - 하이쿠 시 모음집
류시화 옮겨엮음 / 이레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일본 문학의 최고봉은 역시 하이쿠다.
일본어를 공부한 지가 10년이 넘었는데...(ㅎㅎ 나는 당구치기 시작한 것이 24년되었지만, 실력은 글쎄 50정도 되나?) 일본 문학의 엽기성에는 그닥 정이 붙지 않는데,
유독 하이쿠에는 마음이 간다.
이 책은 세실님 일하시는 데 거들어 달라는 페이퍼에 잠시 끼어들었다가(나는 새로 리뷰를 작성한 것도 아니니 선물은 좀 과하지만 ㅋ) 뭘 하나 고르라는 말에 덜컥 선물받은 책이다.
전에도 읽었지만, 열 일곱자에 담긴 촌철살인은, 이만한 것은 없다.
얼마나 운이 좋은가
올해도
모기에게 물리다니!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벚꽃 아래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은!
이 것은 둘 다 이싸의 노래다.
홍시여 젊었을 때는 너도 무척 떫었지... 이건 소세키
너무 울어 텅비어 버렸는가, 이 매미 허물은... 이건 아마도 바쇼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이 부럽다. (이런 말을 하다 보면, 우리 전통을 앗아간 그들의 제국주의가 밉기도 하다.)
부처님이 이싸의 시 한 구절을 들으셨다면, 빙긋 웃으셨을 거다.
마음이 팍팍할 때, 한 줄도 너무 긴 시의 넓은 행간에 마음을 적셔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