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산문 산책 - 조선의 문장을 만나다
안대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고전 산문 산책이란 제목으로 조선 후기의 소품문들을 묶었다.
소품문이란 다양한 종류의 글이 있지만, 가장 흔한 것이 묘지명이고, 집을 지은 연유를 적은 기 記, 어떤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전 傳, 절절하고 간결한 편지글 척독 등이 실려있다.

스물 세 명의 면면을 보면 조선 후기의 학자들이 망라되어 있는데, 박지원, 박제가 같은 유명한 사람부터 조희룡처럼 처음 듣는 이들의 글들도 실려 있다.

정조의 문체 반정 이후, 조선 후기 사회에서는 소품문이 불온시되어왔던 모양인데, 그런 연유로 이런 글들을 널리 모아둔 책들이 부족했던 것인데, 이번에 안대회가 묶은 이 책에는 작가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글에 대한 해설, 마지막에 원문까지 곁들여 멋진 책이 탄생하였다.

맨날 공자님 말씀을 뇌까리고, 주희의 성리대전을 반복하여 풀이하는 것과, 과거에 급제하기 위한 문학적 소양만이 조선의 문학으로 여겨지고 있었는데 소품문들을 이렇게 모아 읽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아, 공부하지 않은 날은 아직 오지 않은 날과 한가지로 공일이다. 그대는 모름지기 눈앞에 환하게 빛나는 이 하루를 공일로 만들지 말고, 당일로 만들라! (72) 이용휴의 일갈이다. 시원하다.

발해의 역사를 눈감아버린 고려를 비판하며 그 역사를 찾아나선 유득공도 멋지다.

많은 선비들이 출세하지 못하면서도 불우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 마음을 일으켜 공부에 힘쓰는 모습들은 처절하면서도 아름답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전 산문의 설명이기에 잘못된 것으로 보이는 한자 풀이 몇 개를 발견해서 덧붙여 둔다.

166쪽. 迂는 '멀 우'인데, 우활하다...고 하여 어리석다는 뜻으로 쓴다. 오활이라고 쓴 것은 오류다.
171쪽에서도 오라고 쓰고 있다.
406쪽에서는 우활하다고 바로 쓰고 있다.

345. 지자요수의 한자를 知와 智로 뒤섞어 쓰고 있다. 이것도 못마땅하다.

442에서는 뇌락불기(돌무더기 뢰 磊 얼룩소 락 犖 不 굴레 기 羈 - 천성이 우뚝하여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라고 쓰고 있고, 397에서는 뇌락(우리 뢰牢 떨어질 락落)이라고 쓰고 있다. 앞의 것은 돌무더기와 얼룩소가 굴레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이상한 뜻이고, 뒤의 것도 우리에 떨어진 것은 뭔가 어색하다. 대동운부군옥에서는 磊落이라고 적고 있다. 돌무더기가 떨어져 있는 것처럼 얽매이지 않는다는 풀이인 듯 하다.

 

531. 김신선이 服食法을 썼다고 하면서 풀이에 도가의 호흡법의 하나라고 한다. 한자를 腹式으로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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