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침묵 법정 스님 전집 9
법정 지음 / 샘터사 / 199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강은교의 사랑법,이란 시가 있다.
그 시에서 나는 ... 침묵할 것, 이 구절이 그렇게도 좋았다.
철없던 대학생 시절에도...
그럼에도, 나는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떠들도 다닌다.
모든 화는 입에서 나오고, 입으로 들어간다는데...

사 랑 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한번 가버린 과거사나 아직 오지 않은 불확실한 미래를 두고 근심걱정한다. 나는...
나는 '지금 여기서 이렇게' 살 뿐인데...
禪은 현재를 최대한으로 사는 가르침, 순수한 집중과 몰입으로 자기 자신을 사는 일이란다.

자, 이제 남의 책은 덮어두고 자기 자신의 책을 읽을 차례다.
사람마다 한 권의 경전이 있는데 그것은 종이나 활자로 된 것이 아니다.
펼쳐보아도 한 글자 없지만 항상 환한 빛을 발하고 있다.

문수 보살이 유마힐을 문병했을 때, 모든 중생이 앓기 때문에 나도 앓는다...고 하셨다. 보살의 병은 대비심이다.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지구가 아프면 나도 아픈 것이고, 지거 한켠에서 굶주리면 나도 굶주리는 것이고, 모두 연관되어 있어 떨어질 수 있는 것 하나 없는 노릇이거늘...
하루하루를 잘난 체 하며 사는 보잘 것 없는 인생들이란...

창과 칼로 찌르거나 향수와 약을 발라주더라도 두 가지에 다 무심하라.(열반경)
남의 험담에 불끈하고 남의 보잘것 없는 칭찬에 얼마나 해해거리는지... 생각하며 살아라.
지금 여기서 이렇게 사는 네가 '보석'임을 스스로 밝혀라. 환하게...

부처님의 제자 소나가 애써 선정을 쌓았으나 깨달음을 이루지 못해 초조해 할 때,
"소나야, 너는 세속에서 비파를 잘 탔지?"
네,
"네가 비파를 타려고 그 줄을 고를 때 너무 조이면 어떻더냐?"
소리가 잘 나지 않습니다.
"줄을 너무 늦췄을 때는?"
그때도 소리가 잘 나지 않습니다. 너무 늦추거나 너무 조이지 않고 알맞게 잘 골라야만 맑고 미묘한 제 소리가 납니다.

"그렇다. 너의 공부도 그와 같이 해야한다. 정진을 너무 조급히 하면 들뜨고, 너무 느리게 하면 게을러진다.
그러므로 알맞게 해 거기에 너무 집착하지도 말고 방일하지도 말아라."
이로부터 정진하여 오래지 않아 소나는 해탈을 얻었다.

괴테의 말이던가, Without haste, without rest...
너무 서두르지도 말고, 너무 게으르지도 말고... 한 걸음씩, 한 번에 한 사람씩...

깊은 산속 불법은 바위가 그것.
큰 바위 작은 바위 저마다 둥글다.
거짓 부처님을 만드느라고
공연히 벼랑 깨어 법신 상했네(40)

날때부터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오.
날때부터 바라문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그 행위로 말미암아
천한 사람도 되고 바라문도 되는 것이다.(48, 숫타니파타)

업을 짓는 것. 나의 행동.
지금 여기서 이렇게 웃고 있는 환한 '나'라는 한 물건은
분명히 있지만, 또한 있다고도 할 수 없다.
모든 입자는 중성자와 전자 사이의 엄청난 간극의 덩어리라잖던가.

좋은 아내란 어머니같고 누이같고 친구같으며
나쁜 아내란 원수와 같고 도둑과 같다.

법정 스님이 읽어주시는 불경 이야기들이다.
불경을 원본으로 읽으면 지루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이렇게 펼쳐 놓으니 그 큰 뜻이 다 드러나면서도 읽기에 힘들지 않다.

나를 바로 보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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