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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대한민국 30대를 위한 심리치유 카페 ㅣ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평점 :
70년대부터 도시화, 산업화로 도시 아이들이 생겼다. 골목길 문화와 패거리 문화.
90년대 아이들은 처음으로 잘 먹고 잘 살았다. 과외도 할 만큼 경제적 여유도 있었다.
그 90년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을 30대가 되어도 어른이 되지 못한다.
주체적으로 직업을 가졌던 선배들에 비하면, 서른인데도 직업도 안정되지 못했고,
서른이면 아이 기르기 바빴던 선배들에 비하면, 아직 결혼에 대한 확신도 없다.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시기가 길어지고 있는 것인데, 일견 긍정적인 면도 있고,
본인들로서는 신자유주의란 세계와 맞서는 기운빠지는 일이기도 하겠다.
그 서러워서 서른 살, 후배들에게 정신과 의사가 멘토링을 자처하고 나선 책이다.
뒷부분으로 가면서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서른 살 뿐 아니라도, 나와 다른 아이들을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
불확실성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조명 효과'에 민감한 30대.
그들은 자신의 모습을 쿨함과 썩소로 은폐한다.
냉정하고 계산적으로 보이는 것은 이전 세대의 촌스러운 감정적이고 끈적거림과 확연히 달라보인다. 그러나... 칼퇴근이 가능한 그들의 쿨함의 뒷모습은 역시 쓸쓸하다.
자신이 자신의 진정한 팬이 되지 못하고 타이의 시선에 목숨걸면... 행복할 수 없다.
알랭 드 보통이 '하나의 가치 척도를 지나치게 떠벌이는 사람'을 속물이라 정의했다.
쿨함만을 떠벌이면 그것도 속물이 되는 것이다.
단합만을 외치는 2,3차 주의자 선배들에 비해 나을 것도 없단 것.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전쟁 출정 전에 아들 텔레마코스를 부탁했던 '충실하고 현명한 조언자, 스승'의 대명사가 된 멘토가 그들에겐 필요한 것인데... 쿨함이 부족한 이 사회에서 멘토를 만나기 쉽지 않다. 멘토가 되기 전에 '형님'이 되어 버리는 현실...
어린아이처럼 작은 옷 속에 들어가려고 하는 피터팬의 심리를 떠나보내고 애도하며 새로운 출발, 새로운 자아에 손을 내밀라는 지은이의 말은 실상 실천에서 쉽지만은 않다.
세상의 관점 자체가 많이 바뀌어 버린 걸 부정할 수 없다.
그 선배들은 형제자매끼리 경쟁 관계를 형성했지만, 요새 아이들은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과 비교 대상이 된다. 워커홀릭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행복해지기 위해 일하지 못하고...
88만원 세대, 앞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그리스의 메스모네스의 "원하는 것을 가지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다. 더큰 행복은 갖고있지 않은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란 말도 체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쿨한 사랑보다는, 서로의 욕구를 조율하며 얽혀버린 연리지처럼 무엇이든 함께할 그 누군가를 찾으라는 권유.
사랑에 빠지기는 쉬워도 머무르기는 어렵다는 조언.
모차르트의 코지판투테에 나오는 '사랑은 확인하는 것이 아닌 확신하는 것.'이란 진리도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의 힘이 되는 한 마다.
너는 항상 옳다.
심지어는 네가 틀렸을 때도 말이다.
그래. 자식은 이렇게 믿어 주는 거다.
네가 보석이다. 너는 항상 옳다. 이렇게...
간절히 원한다면 우주에서 끌어당긴다는 삶의 '시크릿'을 이 책 속에서 찾는 일은 흥미롭고 경이롭다. 30대뿐 아니라, 나처럼 철부지 40대도 읽어봄 직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