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집쟁이들
박종인 글.사진 / 나무생각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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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인은 조선일보에서 여행을 팔아먹고 살았다.
이번엔 사람을 팔아먹기로 했단다.
여행을 팔아먹으면서 사진도 배우는 경지에 다다랐다는데...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은 참 고집스런 사람들이다.
뭔가 한가지를 붙잡고는 놓지 않은 사람들...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많고, 연이나 고전음악실, 엿장수나 대장간, 파이프오르간 명장까지 그가 취재한 사람들 이야기는 재미나다.
수집벽에 빠진 박물관장이나 도공, 소나무 사진가도 있고, 된장장수와 맹인 연주자 이야기도 나온다.

마치 인간 극장의 한 장면들을 보는 듯 하다.
하긴, 어느 인간의 평탄한 삶이라도 찍어 놓고 편집해 보면,
나레이션 굳이 없어도 눈물 찍어내지 않은 인생 하나 있겠냐마는,
그들의 외고집은 자기들의 삶에 일가를 이루었다.

그러나, 인간 극장에선 꼭 있어야 하는데 빠지는 것이 있다.
그 인간들의 눈물을 만든 것은 운명이 아니라 인간들, 그 인간들의 사회였다는 것.
사회가 인간의 눈물을 닦아주는 구실을 하느냐, 눈물 흘리는 사람 짓밟는 구실을 하느냐하는 문제에 애써 등돌리려 하고 있다는 것.

오늘도 서러운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나,
힘든 고개들을 넘어서서 이제 비로소 웃어 보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저 이야기로 들어 넘기기엔 이 사회가 가진 업보가 너무도 많으니...
비판적 시각이 결여되어, 개인의 슬픔이나 뛰어남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이야깃속에서 사회가 증발되어버린 슬픈 현실을 본다.

인생은 한편의 연극일지도 모른다지만, 사회가 증발되어버린 비극은 배우의 눈물보다 더 슬프다.

보이지 않지만 조선일보가 노리는 효과가 바로 그것이다.
사회의 문제를 증발시켜버리는 것.
한겨레 신문이 지금 아픈 사람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반면,
썩은일보들은 한결같이 지금 아픈 사람들은 투명인간 취급한다는 것.
아, 지금 아픈 사람들도 아프리카나 동남아에 살면 보이지만,
이 땅에, 이 살기 좋은 한국 땅에 살고 있으면 안 보인다는 것.
굳이 보지 말라는 강요보다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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