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교육의 성공 - 경쟁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의 학력으로
후쿠타 세이지 지음, 나성은.공영태 옮김 / 북스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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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교육을 보면서, 내가 잘못 가르치는 교사라서가 아니라, 이런 나라에서 교사를 하고 있다는 게 참 부끄럽다. 그리고 이 나라엔 핀란드 교육에 대한 책이 한 권도 나온 적이 없다는 것도 부끄럽다.

197쪽에 핀란드에 살고있는 외국인들의 종류가 40개국 정도 나와있다. 핀란드에선 외국어를 쓰는 아이들도 가르칠 준비가 되어있다.
핀란드 교육의 힘은, PISA의 1등이란 결과가 아니다. 이렇게 준비된 나라가 1등이 아니면 말도 안 된다. 다른 나라들은 당연히 부모의 부의 결과가 아동의 성적과 직결된다. 학교에선 준비하고 있지 않으니 부모가 알아서 준비해 주는 것이니 말이다.

그 1등 국가가 한국이란 나라다.
일본의 한 교수가 일본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쓴 책인데, 핀란드와 일본 사이에 어정쩡한 폼으로 한국이 늘 자리해 있다. 일본도 문제지만, 한국도 또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교육의 목적은 인간을 키운다는 큰 목표에 있는 만큼 이 점에 있어서는 일치를 이루고 있다.(102)
교육을 정책 공격의 수단으로 삼거나 돈 벌기 위한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는 것이 철저히 지켜지는 사회.

이것이 한국과의 가장 큰 차이다.
핀란드의 교육은 <공교육>이고, 한국의 교육은 <사교육>이다.
돈벌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이 사교육이니까. 그리고 인간을 키운다는 목표는 어디에도 없으니까. 그리고 교육은 이데올로기 투쟁의 최전선이고, 그래서 전교조는 늘 마녀사냥의 1순위였으니까. 그러니 전교조 지휘부는 늘 시퍼렇게 날이 선 투쟁의 기조를 놓을 수 없고, 부패하지 않은 조직치고 그렇게 인기없는 조직도 없을 테니깐... 정부와 언론이 늘 줘패는데 조합원으로 새로 가입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날 리가 없지.

학생은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자유와, 배우지 않을 자유도 있다.(243)
실패한 가능성과 실패를 딛고 일어설 가능성도 있다.
교사는 이런 과정을 쭉 지켜보면서 학생이 필요로할 때 적절한 지원을 한다.

한국의 학생은 아무런 자유가 없다.
한국에는 대안학교도 없다. 대안학교는 절대로 대안이 아니다.

지금 핀란드란 나라에는 시학관이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245)
그래. 한국에는 교육부와 교육청을 먼저 없애야 할는지도 모르겠다.

우열반 폐지의 이유도 분명하다.(85)
저학력 반이 주로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남자 학생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란다.
한국처럼 남녀공학 중학교에서 내신으로 고등학교를 가는 것은 기본권 침해로 헌법소원 낼 만한 사안이다. 하긴, 헌재는 똥통이니... 소원 내면 공정택에게 물어볼 지 모를 일이다.

요즘 문제시되는 '교원 평가'에 대해서도 핀란드의 정책은 명확하다.
석사 학위를 가진 교사들은 국가 차원에서 통일적인 교사 양성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한국의 사범대가 얼마나 허섭쓰레기인지는... 부끄럽게도 다녀본 사람들만 안다.ㅠㅜ)
현직에서 제도적 개인별 교사 평가는 없다. 교사의 근무 조건이나 연수 희망에 초점이 있다.

핀란드의 시험 점수는 통과 의례 중 부분적인 평가에 지나지 않으므로 미래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좀더 장기적으로 인생을 설계하고 생활한다. ... 지금 현재의 인생 자체를 살아가고 있다.(93)
한국의 아이들은 초딩부터... 미래를 위하여 지금의 인생을 희생한다. 오지 않을 미래를 위하여.

사회적 구성주의는 협동의 지식이고 만들어가는 지식이다.
인간은 모두 다르므로, 획일적 커리큘럼으로 가르쳐서는 안 된다.(126)

142쪽의 표는 정말 쪽팔린다.
주 평균 숙제나 자신의 공부를 하는 시간은 핀란드 7시간, 일본 8.4시간, 미국 10.8시간, 한국 19.5시간이다.
선생님이 내준 숙제는 미국 5.68, 일본 3.82, 핀란드 3.69, 한국 3.49로 한국이 제일 적고,
학교 보충 교육은 한국 4.85, 미국 1.37, 일본 1.14, 핀란드 0.18
가정교사 한국 1.25, 미국 0.26, 일본 0.12, 핀란드 0.07
학원 한국 3.80, 일본 0.55, 미국 0.41, 핀란드 0.34
기타 한국 4.18, 일본 1.99, 미국 1.51, 핀란드 0.87
어찌된 게 좋은 것은 핀란드가 모두 1등이고, 나쁜 건 한국이 모두 1등이냐.

뒤처진 아이에 대한 입장도 단호하다.
경쟁을 강조하면 성적이 부진한 아이는 패자 그룹에 들어가게 되고 골은 더 깊어질 것이다.(155)
교육을 탓으로 사회가 분열되어도 좋은가?(아, ^^ㅣ바, 진짜 정부에 묻고 싶다.)

수준별 수업을 공식화하고, 국제중, 특목고를 양산하는 교육정책은 도대체 무어삼?

특수학급 학생 비율이 핀란드는 해마다 증가한다.
PISA2003에서 특수학급 학생이 핀란드 7.2%, 스웨덴 4.1%, 미국 3.6%인데... 일본과 한국은 0%...
유구무언이다. 한국엔 특수학급 학생이 하나도 없다...ㅠㅜ

핀란드의 룩 수오미 운동은 독서 장려 캠페인인데, 그 의도가 의미심장하다.
1. 독서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하위 20% 학생들의 읽기 능력을 개선할 것.(맨날 수월성 교육 씨월렁대는 교육부를 줘패고 싶다.)
2. 남학생을 끌어들일 방법을 모색할 것.(한국의 남학생은 맨날 피해자다.)
3. 생각하고 평가하는 기능을 개선할 것...
5. 학교 고서관을 발전시킬 것...(한국 도서관은 시설만 리모델링... ㅍㅎㅎㅎ)

남의 떡이 커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학교가 필요할 때는(70년대 산업 인력으로) 학구열 어쩌고 국민을 호도해 놓고,
대학교를 썩어빠지게 많이 지어 놓고(김장로님의 업적)
사회 시스템도 없는데 학교에서 수업 내용을 텅 비우고(김장로님의 교육개혁, 이해찬 공조)
학원을 졸라 양산해서 수십만 동포를 학원 강사로 먹여 살리셨다.
이제 사교육 문제(김장로님의 주요 업적인데...)를 해결하려고 이장로님께서 특목고와 국제중을 설립하신다 하니, 공교육의 조종 소리가 멀리서 아니고 바로 머리 위에서 골이 띵하도록 울려댄다.

학교를 죽일 수는 없지 않은가.
공교육을 살릴 방도는 학교 안에서 찾아야 한다.
중용에 나온다. 시경에 말하기를 '도끼자루를 베어라, 도끼자루를 베어라. 그 길은 멀리 있지 않다.'고 했다.

교사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 맨날 하던 대로 수업해선 안 된다.
새로운 모델로, 새로운 수업을 해 봐야 한다.
강의가 필요한 것은 대강의실에서 합반으로 하고,
작문이나 수학 익힘 같은 것은 소수 인원을 교사가 지도하면 된다.
교사 더 필요하지도 않다. 시설 더 필요하지도 않다.
교사들이 정신차리게 하려면...
문제는 교장이 정신 똑바로 박힌 놈이어야 하는데...
교장들이 점수에 빠진 넘들이다.

공모제 교장들의 학교 이야기가 전교조 신문에 났다.
교장이 운동장에서 철봉을 심고 있단다. 한심하다. 철봉은 목공실 아저씨가 심어도 된다.
교장은 교육과정을 붙들고, 교사들과 밤새워 싸워야 한다.
조만간 공모제 교장 고민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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