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 열림원 논술 한국문학 12
이태준 지음 / 열림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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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의 논술 한국 문학 시리즈가 1년 전쯤 나왔다.

김유정, 채만식, 현진건, 이청준, 양귀자, 김소진, 김동인, 김동리, 염상섭, 박태원, 박완서, 그리고 이태준까지 12권이 발행되었다.

이 책에는 소설을 읽기 전에 다이제스트를 먼저 준다.
애피타이저인 셈이다.
소설을 읽기 전의 배경지식이 될법한 이야기와 소설 속의 주요 인물의 성격과 사건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보여준다.

이런 전략은 소설을 감상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소설을 감상할 여유가 없이 공부로 읽어야 하는 아이들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일제 강점기라는 근대사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이태준의 소설은 참 아름답다.
그런데, 이런 작가가 월북을 해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이상한 소설들을 배우며 자랐다.
그나마 해금되면서 이태준의 글들을 읽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난 글은 달밤이다.
달밤의 코믹한 캐릭터 황수건을 떠올리면, 충견을 다리고 다니는 기분으로 뿌듯하다.
인간이란 그런 순박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가장 우울한 글은 밤길이다.
달밤이나 밤길은 모두 밤이지만, 달밤이 운치있는 인생의 단면을 캐치했다면,
밤길은 가난과 불행의 종합선물세트를 기증한다.
노가다 뛰러 나왔더니 비가 내려 돈을 까먹고 앉은 판에, 마누라는 도망갔다며 집주인이 두 딸년과 갓난아기를 던져주고간다. 간난 아기는 거의 죽었는데, 동료와 함께 파묻으러 간 땅에는 빗물이 고여 구덩이 파기도 힘이 든다. 동료가 아기를 묻으려더니, 아직 안 죽었다며 돌려 주는 대목에선 가슴이 먹먹해왔다. 태어난 것이 바로 고통이구나... 싶다.

이 세트를 고등학교 가서부터 차근차근 방학을 이용해서라도 읽노라면,
소설 읽는 법은 좀 배울 수 있겠다.
소설 뒷부분의 문답들에는, 시대적 배경, 소설의 시점, 인물의 성격, 사건의 구성 등이 자세히 분석되어 있으니 말이다.

국문과나 국어교육과 다니는 학생들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학생들을 염두에 두고 글을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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