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치러진 모의고사에 임철우의 '직선과 독가스'가 출제되었다.
그 전에 학생들과 풀었던 ebs 최종 모의고사에는 임철우의 '곡두 운동회'가 있었고...
보통 문제집에서 만나기 힘든 임철우를, 기껏해야 사평역 정도가 문제집에 수록되었던 임철우의 소설을 읽어내는 일은 21세기를 살고있는 아이들에게는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80년대는 광주의 시대였다.
처음에는 광주로 인한 입막음의 시대였고,
나중에는 광주로 인한 터뜨림의 시대였다.
광주는 80년대의 화두였고, 고갱이였고, 심장이었다.
그 광주를 온몸으로 겪어낸 사람들의 마음 속엔 핏빛 환상이 트라우마로 자리잡았고,
온세상에서 독가스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광주가 28년이나 지난 오늘에도, 살인마 전두환을 살해하려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강풀의 만화 26년을 영화화하려는 시도를 차단하려 하는 세력이 존재한다.
하긴 전두환이가 모은 돈이 1조에서 500만원 모자라는 것이었다니... 그 주변에는 아직도 전사모라는 이름의 거렁뱅이들이 득시글거리는 노릇이렷다.
직선과 독가스를 읽는 일은 마음아픈 일이었다.
사평역의 인물들이 품고 있는 평상적인 고민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것이지만, 직선과 독가스나 곡두 운동회, 아버지의 땅에서 읽히는 고뇌는 전쟁과 80년 광주라는 특수한 상황에서의 고민이었기에 더 마음아픈 일이다.
홍희담의 깃발은 광주 문학의 백미다.
작년인가, 어느 여고생이 광주 백일장에서 대상을 받은 것도 홍희담의 깃발을 읽고 쓴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아, 이 땅에서 광주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권력자는 올바름을 부정하고 있고, 억압을 억압이 아니라고 하는 헛소리를 내뱉고 있다.
독가스 냄새를 부정하는 이들이 멀쩡하게 존재하는데, 독가스 냄새를 맡는 사람을 정신병자 취급하는 세상. 술권하는 세상일진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