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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토요일, 힘들게 버스를 타고(이 버스가 속을 썩여서 오래 걸림) 서울 시청 광장에 갔다.
거기서 우연히 무지개색 깃발을 만났다.
같이 올라간 아이들에게 저게 뭔지 물었더니 아는 아이들이 없었다.
시청같이 열린 광장에서, 그 열린 마음들조차도 무지개 깃발의 의미를 가르쳐 줬더니 갸웃거린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눈으로 세상을 본다.
그렇지만, 비가 내리면 그 빗방울 하나하나마다 세상이 역전되어 비쳐 보이게 마련이다.
빗방울 하나 하나가 우리를 깨우치려는 가르침의 부처님이고, 예수님인데,
인간의 좁은 그릇은 늘 제 그릇이 우주를 다 담고 있는 줄 착각한다.
단 하나의 기술만 있으면 된다. 그것은 참는 것이다.
엄마, 뭘 참아요?
그게 뭔지 알려고 안달할 건 없다. 그런 일은 쌔고 쌨으니까...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삶의 질곡을 가장 잘 나타낸 대사가 아닐까?
마치 이메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 타하물(참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달아나던 여성들을 잡은 남자들이 이렇게 말한다.
"법을 집행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살인, 약탈, 강간, 고문, 처형, 폭격, 교전 중에 죽어가는 죄없는 사람들을 상관하지 않고 서로를 향해 수만 발의 로켓탄을 발사하고... 그러고도 "법"이라니. .. 이런 쥐박이 같은 색긔들...
여자들은 남자없이 혼자서 길을 나서면 곤장. 화장품 금지, 부르카 착용, 장신구 금지, 멋있는 옷 금지, 상대방이 말을 걸지 않으면 말하지 말 것. 남자들과 눈 마주치지 말 것. 공공장소에서 웃으면 곤장, 손톱 치장하면 손가락 자름, 여학교 폐쇄, 여자들 일 금지, 간통 돌로 쳐 죽임, ... 라디오에서 나온 규정들...(376)
아프간에선 '인권'을 이야기할 수도 없다.
미국이 소련으로부터 공격을 막으라고 대준 무기로, 그들은 미국과 전투를 치렀다.
바미안 석불을 보았던 추억과 파괴...
비도 내리지 않는 카불을 읽으면서, 비가 내려서 마음도 젖은 물대포 대한민국이 오버랩되는 슬픔에 젖는다.
이 책은 여성들의 힘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닌 인간성 말살에 대한 메시지가 강렬하다. 특히 이슬람 세계, 아프간의 처참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