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 - 한바다 우화집
한바다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요즘 온 나라에 감도는 전운으로 불안감이 깊어가야 하건만, 나는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내 마음이 불안했던 것은 이런 것이었나 보다.
한나라당과 수구꼴통 쓰레기 언론, 친일파의 재산을 물려받은 자들이 더 불려놓은 재벌들과 합작으로 들어앉은 국회, 민주주의 정권 아래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지키려던 뉴또라이들...
이런 것들의 발호에 찍소리하지 못하고 눌려 살아야 할 나날에 대한 좌절...으로부터 온 것.

이런 것들로 참담한 마음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주변에서 롯데 야구 이야기하면 혼자서 속으로 ^^ㅣ발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소고기 문제를 시작으로 온갖 정치이야기가 표면으로 드러나게 된 작금의 사태는 썩어빠지고 부패한 대한민국 역사상 초유의 해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제 한 번, 이렇게 본질적인 싸움을 해 본 적이 없었고,
지금처럼 오히려 정권을 가진 자들이 수세에 몰려서 '정치 깡패', '뉴또라이' 이런 미친넘들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싸움까지 온 것에 속이 트인 모양이다.

들뜬 마음에 서울까지 두 번 갔었는데, 그 성과는 뜨거운 마음을 가진 젊은이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일부터 기말고사라, 아이들 공부시켜 두고는 이 책을 읽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요즘 집회 나가면, 사람들의 눈빛이 참 선하다. 전경들이 부산엔 아예 나오지도 않아서 긴장감 자체가 없기도 하지만, 무슨 목적이 있어서 나왔다기보다 절집이나 사원에 그저 간절한 기도하러 나온 사람들처럼 표정들이 온화하다.

덕담이란 책은, 여러 가지 마음 공부 이야기를 모아둔 책이다.

가볍게 읽기도 좋고, 큰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는 책이다.

일체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며, 그 마음을 바라보는 일은 '호흡'을 바라보는 일과 같다.

흥분해서 씩씩 거리면... 호흡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보인다. 왜 성내고 있는가.

싸움에서 흥분해선 안 된다는 것을 사제님들이 가르쳐 주셨다.
요즘 사제님들을 바라보면서, 저 내공은 어디서 온 걸까...
저 여유들은 어디서 나온걸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그분들의 여유와 정확한 관점은 모두 하느님을 간절히 믿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깨달았다.

두려움은 욕심의 크기에 비례한다.
정권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자들의 욕심과,
욕심없는 촛불들 사이의 싸움은 어떤 결과를 낳게 될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마음만은 촛불이 이길 것이 당연한 일이다.
세계의 양심인 엠네스티 같은 곳에서도 바라보고 있다.
사제단에 끼어든 것은, 욕심없는 촛불들이 상처를 입고 꺼져버릴까 안타까워하는 마음에서였다는 김인국 신부님의 마음이 정말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

국민을 위로해 드리고 싶었어요... 그 말씀을 떠올리면 자꾸 눈물이 난다.

하긴, 사제들이 가진 게 뭐가 있나.
위로의 마음일 뿐... 거기 수백만의 촛불이 감동을 받은 것이 아닌가.

마음을 바라보고, 호흡을 관조하는, 그것이 이 촛불을 지키는 힘이다.
모두가 아름다운 사람들이 밝히는 촛불의 힘은 바로 '친절'이고 '평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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