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가와 정원사
앙리 퀴에코 지음, 양녕자 옮김 / 강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나도 이들하고 같이 하고 싶었다.
화가가 정원사와 나눈 이야기들은 별것도 아니다.
사실 사는 게 별것도 아니잖은가.
그런데, 정원사가 가꾸는 상추, 그가 늘 가지고 다니는 끈 하나까지도 소중하고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세상엔 모든 것들이 꼭 필요해서 거기 있다.
그렇지만 그 존재들의 이유도 모른 채 눈감고 살기 쉽다.
눈을 뜨라고 일러주는 책 같다.
눈을 뜨기만 하면 세상이 보이는데 왜 눈을 감고 사느냐는...
책 사이즈가 딱 내가 좋아하는 사이즈다. 가로 한 십센티, 세로 십오센티 정도...
"옛날엔 하늘, 천둥, 비, 꽃, 새, 사람이 먹는 것, 이런 게 다 이야기를 했지. 천둥은 큰 통을 굴리거나 화를 내는 신이었고, 눈을 거위 털을 뽑아 뿌리는 신이었어. 그리고 새는 곧 닥칠 계절이나 날씨를 알려 주었지. 그런 식으로 사물들은 다 의미를 갖고 있었어. 요즘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혀 이해를 못해. 더 이상 뭐가 뭔질 몰라. 채소? 그건 그냥 채소지. 포장되었을 때라야 뭔가로 보인다구. 사람도 마찬가지야. 포장된 상품이지..."
화가의 명작은 정원사의 마지막을 지켜준 그림들이었다.
시골에 가서, 정원사를 만나고, 정원사가 되어 살고 싶은 오후.
희뿌연 하늘에 까마귀 날며 가왁가왁 우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