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다 죽어라 - 눈 푸른 외국인 출가 수행자들이 던지는 인생의 화두
현각.무량 외 지음, 청아.류시화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유명한 야구 선수가 야구방망이로 네 모녀를 때려 죽이질 않나
미친 넘이 아이들을 토막내서 유기하질 않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다.

자본주의 사회의 말단에서 오로지 경쟁과 승자의 빛만을 강조하는 사회의 말로를 종합 선물 세트로 보여주는 것이 요즘 한국의 뉴스들이 아닌가 한다.

종교라는 것들은 모두 '돈'칠갑이 되어있어서 절에 가거나 교회, 성당엘 나가도 올바른 삶을 지향하는 생각을 배우기 쉽지 않다.
아이를 교회에 보내려고 해도 교회의 거머리같은 영입 전략에 아이가 먼저 나가 자빠진다.

지금이야말로 아이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찾는 법을 가르쳐야 할 때가 아닌가.
나를 바로보지 못하고, 나의 그림자만을 바라보면서 허황된 욕망들만 불나비처럼 너울대고 죽음을 향해 행군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 아프다.

이 사회에 '정신'이란 것이 있을까?
정말 공부하다 죽을 만큼 가치있는 생각이란 것이 있을까?

모든 것이 '지나가리라'는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무상함'을 배우지 못하고 어리석게도 집착하는 것이 원래 어리석은 중생이지만, 공부란 경쟁의 수단으로만 착각하는 아이들에게 진리를 들려주는 교사는 정말 드물다.

이 생에서 참된 인간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용서하는 마음이라는데...
티베트를 짓누르는 중국 정부나 이라크를 파괴하는 미국 정부나, 그 이전의 독재자들의 정부들이 저지른 짓들을 용서하기는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하느님은 언제나 당신과 직접 말하고 싶어하는데, 당신의 전화선은 항상 사용중이었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모든 것을 내려 놓으라고 말하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서늘하게 듣는다.

'업'이 나를 이룬다.
불행이란 오래 기다린 친구가 마침내 도착한 것이란 이야기가 있다.
이유없는 결과는 없단 거다. 올 것이 오고야 마는 것이다.

마음에 불이 화르르 일어날 때가 있다.
내 자리 앞에 붙여 둔 김홍도의 그림을 바라본다.
잘 생긴 두상의 스님이 돌아앉아 좌선을 하며 구름과 연꽃 위에 떠올라 있다.
잠시 눈을 감으면 불길을 조금 짓누를 수 있다.  마음을 자꾸 내려 놓아야 한다.

잘 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인정받겠다는 마음도 버리고...
빗방울 하나 하나에 매달린 우주를 제 그릇만큼 얻으리라...

푸른 눈의 스님들의 법문을 모은 것이라 외국인들에게 읽히기 좋은 점도 있지만,
뒷표지에 스님들의 학벌을 적어놓은 것은 어리석은 일로 보인다.
예일대면 어떻고 박사면 어떻다는 겐지... 나무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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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20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지막 말씀에 쓴 웃음이 나네요.
우린 그넘의 출신대 따지는 학벌사회에서 영원히 자유롭지 못할 것 같은 예감.ㅠㅠ
참, 어지러운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