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통신 2008 - 2호                                     00고등학교 3학년 9반

Never say "NEVER!"

 

우리반 친구들, 안녕.
우리가 3학년 9반 교실에서 처음 만난 것도 벌써 2주가 지났다.
이제 어느 정도 얼굴도 익숙해졌고, 이름도 좀 알겠구나.
  교실 앞은 화장실 공사중이라 어수선하고 먼지도 많이 날리지만, 지각도 거의 없어졌고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도 충실한 것 같아서 믿음직스럽다.
그렇지만, 아직 공부가 몸에 익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는 것 같아 잔소리를 몇 자 쓴다.

첫째,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자.

자투리 시간은 아침에 등교해서 영어듣기 하기 전까지, 그리고 쉬는 시간이 7번, 점심·저녁시간이 두 번, 등하교 시간이 두 번이다. 이 시간까지 공부해야 할까? 하는 사람은 아직 자기가 가야할 목표가 어딘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겠다. 물론 이 시간들은 화장실도 다녀와야하고 옷도 갈아입어야 하고 찌뿌드등한 몸도 풀어야 하는 시간이지만, 이 시간들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익힌다면 힘겨운 전투에서 큰 지원병을 얻은 기분일거다.

예를 들면, 생물은 점심과 저녁 먹은 후에 30분씩 매일 한다고 정한다면, 1년내내 생물 공부는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아침 등교해서 15분 정도와 쉬는 시간에는 영어 독해를 한 지문씩 하는 것도 괜찮지 않겠니? 중요한 것은 과목을 딱! 정해두고

  둘째, 자율 학습 시간도 구조화하자.

학교에서 시간표대로 공부하다보면, 1년쯤 지나면 시간표가 저절로 외워지지 않니? 마찬가지로 너희 공부도 무작정 하지말고, 좀 구조화하면 좋겠다.
평일 자습 1차시는 영어지문 6개, 2차시엔 수학 15문제, 3차시엔 언어 3지문과 영단어외우기 등으로... 듣기는 등하교 시간에 mp3로 해결하고...
놀토의 자습은 길게 운영되니깐, 목표를 좀더 잡아서 물리, 화학 등을 계획하고, 주말을 이용해서 주중에 목표달성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고 다시 계획을 세우고...

셋째, 작심삼일이라도 하자.

보통 作心三日이라고 하면 ‘마음먹은 것이 3일도 못 간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나는 거꾸로 생각하는 건 어떨까 해. ‘마음먹은 것을 3일만 지키면 못 할 일이 없다.’고 말이야. 3년고개 이야기도 있잖아. 거기서 넘어져서 3년밖에 못 산다고 고민하던 할아버지에게 손자가 “할아버지, 3년마다 거기 가서 넘어지면 되잖아요.”하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던 이야기. 계획을 너무 길게 잡지 말고, 3일 것만 짜서 열심히 실천해 보자꾸나. 그러다보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생길 것이고, 그러면 더 시간을 아껴쓰게 되는 법이란다.

우리반 급훈은 <내가 보석이다>라고 정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나’야. ‘내’가 없으면 이 세상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 아닐까? 너희 하나 하나는 자기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들 알거야. 소중하니깐, 모욕을 당하면 기분이 나빠지는 거잖아. 가끔 급훈을 보면서 ‘나는 보석이다’를 생각해 보기 바래. 문학 시간에 배운대로, 가시덤불 쑥구렁에 묻혀 있어 청태(이끼)가 가득 끼었고, 전쟁통이라 나는 남루한 옷을 걸치고 있지만 나의 본마음과 본모습은 ‘옥돌’과 같은 보석이라고 말이야.

유승준의 ‘비전 vision’이란 노래가 있었다.

「비전」의 가사를 음미해 보며 잔소리를 마친다. 정말 다시 태어난다 해도, 자신이고 싶은 그런 모습의 삶을 살 수 있을지 생각해 보길…. 


숫자만 하나씩 밀려나가는 어제와 똑같은 지친 아침을

생각 없이 체념한 듯이 맞이하고 있니?

모두가 똑같은 표준의 시계 그대로 보며 맞춰나가며

그대로 너는 정말로 행복한 거니?

누구를 위한 것도 아냐, 뜻이 없다면...

메뉴얼대로 살아만 간다면 과연 꿈꿀 수 있을까?

커다란 날개를 달아! 다시 태어나! 허무하게 남겨진 어제를 벗어나!

높이 날고 싶다면 작은 망설임은 걷어차 버려!

끝없는 미지를 향해 내딛어야 해! 새롭게 시작되는 오늘에

누구도 나를 대신 살아 줄 수는 없는 거야

네 삶을 사는 것이 아냐 뜻이 없다면...

메뉴얼대로 살아만 간다면 과연 꿈꿀 수 있을까?

다시 태어난다 해도 자신이고 싶은 그런 모습의 그 삶을 위하여

발을 내!딛!어! 그 아무도 알 수 없는 내일로...

 

너희 만난 첫날 이야기했지? 게임은 결코 쉽지 않다고...
그렇지만, 그 게임은 누구나 도전할 만하다고...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하진 않지만, 도전하지 않는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란 말이 있다.

부디 남은 8개월, 온 몸을 내던져 네게 주어진 운명에 도전해 보길 바라며...



교정에 목련이 환하게 등밝힌 봄날, 담임 선생님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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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3-1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담임은 이렇게까지 꼼꼼하게 지적을 해주시는군요.
정말 훌륭하십니다.
아이들이 다 따라한다면 수능쯤 문제 없을 것 같네요.

순오기 2008-03-20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우리 아들녀석에게도 적용하면 좋겠어요. 감사^^
우선 녀석에게 이 글을 읽어보라 해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