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읽기
김보일 지음 / 휴머니스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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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름이 과학스럽다.^^ 보일 샤를 법칙에 나오는 이름.

고교 국어 교사는 수업 시간에 별 희한한 주제를 다 다루게 된다.
그래서 박학다식하지만, 깊이있는 독서를 하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걸 뛰어 넘었다. 과학에 대한 천착으로 과학자들조차 펴내기 어려운 책을 썼다.

세상이 점점 쪼개져서 '종합'을 잃고 '전공'을 얻게 되었다.
오죽하면 가시에 찔려 병원에 갔더니 외과 의사가 가위로 똑 잘라두고는 내과로 보냈다는 농담이 다 있을까.

그렇지만 특히 쪼개는 걸로 알려져있는 '과학'은 개별의 지식으로는 아무런 힘도 없다.
나도 한때 과학 독서에 삘이 꽂혀서 몇 권을 읽은 적도 있지만, 이런 작업을 할 수 있는 한국은 아무래도 많이 발전했다.

요즘 나오는 서적들을 보면 한국도 점점 선진국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문학도 만화로 그려지고, 고전도 만화로 그려진다.
지식이란 것이 몇 사람의 전문가에게 소속된 것은 더이상 아닌 세상이 오고 있다.
그렇지만, 그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들이 잘난 체 하던 전통은 아직도 멀쩡하다.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에 얽힌 이야기로부터 책을 풀어 낸다.
환경 파괴의 주범인 '과학 정신'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진지하면서도 읽기 쉽다.
과학 다이제스트로서 성공하고 있는 책으로 볼 수 있겠다.

<기생충 제국>이나 <잡초>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같은 독서를 통하여, 해충인지 익충인지를 판단하려는 행위 자체가 인간의 이기적 생각이라는 결과를 이끌어 낸다. 과학은 이제 지구를 지키는 데 기여해야 한다.

지구의 모든 존재는 서로 기대야 하고 서로 상관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의 관점에서 진보를 이야기하지 말고, '종의 다양성의 증가'란 측면에서 진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은 의미심장하다.

<육식의 종말>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처럼 종말이 시리즈와 <수소 혁명> <질병 판매학> <엔트로피> <바이오테크 시대> <에너지 주권> 들도 읽을 만 하다. 내가 읽은 책은 기껏 얼마 안 된다.

최재천 선생의 책들과 대담을 통해서 과학 독서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더랬는데,
이제 과학책은 작은 세상을 쪼개 나가는 데 기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쪼개지고 상처입은 세상을 통합하는 데 더 큰 기여가 필요하다는 것이 독자이자 작가인 저자의 의견이다.

월례 독서 모임 http://www.sciencebook.or.kr/과학독서 아카데미 사이트에서 독서 목록을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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