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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 제135회 나오키 상 수상작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들녘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 참 지랄같단 비관을 자주 한다.
라디오 뉴스를 들으면서 매일 반복되는 정치가들의 정치적 수사학을 들으면서 구역질을 느낄 때...
공개 수배에서 아이들이 실종되었다는 가슴아픈 사연들을 만날 때...
국회의원 공천을 앞두고, 또다시 짐승들이 가득 출연할 것 같은 모습을 만날 때...
교육도 모르는 넘들이 마구 미래의 정책을 발표할 때...
그렇지만, 교실에서 아이들 하나씩을 물끄러미 바라보면 웃음이 난다.
집에 와서도 아들 녀석이 쫑알거리며 빙긋이 웃고 장난치는 얼굴을 만나도 즐겁다.
비록 세상은 지랄같고, 징그럽고, 욕망의 추악함으로 가득하다 하더라도,
학교에서 만나는 뽀송뽀송 밤송이 머리의 사내 애들과, 장난기 가득한 계집애들의 얼굴을 보면, 사람이 꽃보다 결코 추악하진 않다. 아름답지도 별로 않지만.
크게 보고 좌절하는 날에도, 고개를 옹송거리고 매서운 추위를 견디고 돌아온 집에서 강아지처럼 달려드는 아가들을 볼 때, 사람은 살아갈 힘을 찾는 거겠지.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에선 그런 사건들을 만난다.
다다와 그 동창. 이 올드 보이들은 참 다르다. 그렇지만 그들의 콤비는 그럭저럭 잘 해 나간다.
치와와를 돌보는 이야기에선 가슴 찡한 '인간미'를 읽는다.
콜롬비아 아가씨를 보는 작가의 시선도 따스하다.
징그런 세상을 바라보다가,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 눈동자를 대하는 일처럼 다다 심부름집은 생생하고 똘똘한 소설이다.
도쿄의 소외된 지역 마치다 시를 '마호로'란 '마법의 길'로 둔갑시킨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소외된 사람들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한다.
태안 사람들. 이 보여주는 쓸쓸한 모습보다 분노한 아저씨의 눈빛에서 슬픔을 직접적으로 읽을 수 있듯이.
이 작가 미우라 시온,도 기억해 두자. 왠지 공중 그네처럼 비타민을 한방 줄 것 같은 느낌이 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