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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평점 :
한겨레 신문에 연재되던 소설이라고 하는데, 나는 연재 소설 읽기를 싫어해서 한몪에 묶인 책으로 읽는다.
황석영의 소설이 가진 힘이었던 '별빛을 바라는 희망'이, 오래된 정원 같은 '후일담'으로 소진된 것이 아닐까 아쉬웠는데, 바리데기에 와서는 신화에 접목시킨 건강성과 희망을 다시 찾게 한다는 느낌이 들어 기쁘게 읽었다.
람세스란 소설을 읽으면서 람세스가 대하게 되는 고난들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그 곤경들을 즐길 수 있게 했듯이, 바리의 앞길에 놓인 역경들은 슬픔이나 아픔으로 점철되지는 않는다. 심지어 딸의 죽음을 앞에 두고서 지독한 아픔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어미의 모습을 그리지 않는 것은 신적 시선을 통하여 보여주는 '몽환적 희망'과 연결되는 것이어서 아릿하면서도 힘을 잃지 않게 한다.
바리데기를 통해 바라본 세상은 폭력적 현실을 뛰어넘는 '메타적 희망'을 보여주는 그것이었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바리의 유럽 생활 이후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양태가 다소 도식적인 그것이었다는 것이다. 알리를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 것들은 세계 속의 다민족적 삶의 양태를 그리려 애쓴 것으로 보이는데, 좀더 구체적인 그림이 없는 것은, 황석영의 고민이 좀더 숙성되어야 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석영이란 작가가 좀더 숙성된 작품으로 '형상화에 성공한 명작'을 보여주길 간절히 바란다. 그의 객지나 삼포가는 길과 같은 명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