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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 스님의 사찰음식 - 229가지 자연의 맛, 행복이가득한집생활무크시리즈 10, 개정판
선재 지음, 김수경 감수 / 디자인하우스 / 2005년 5월
평점 :
나는 음식을 먹는 것도 별로 즐기지 않는다. 그저 아무 것이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다.
그리고 규칙적으로 먹지도 않는다. 아무 때나 있으면 먹다 보니 체형이 오동통 너구리를 몰고 다닌다.
그리고 요리를 만드는 일에도 큰 관심이 없다.
그렇지만, 음식에 관심을 가지려는 생각은 갖고 있다.
쓰레기를 분리하다보면, 우리가 먹는 것들이 정말 부정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땅에서 난 것을 신선하게 먹는 일은 이미 포기한 지 오래다.
선재 스님의 사찰 음식이란 책을 보면, 미각을 자극하는 두뇌의 일부와 시각을 자극하는 두뇌의 일부가 기뻐서 쾌재를 부르며 아드레날린을 마구 분비하는 상태에 이른다. 그런데 그 아드레날린은 무방비상태로 흥분만을 부르지 않는다. 엔돌핀같은 기쁨과 함께 핏줄을 힘차게 한다.
채식과 자극적인 양념을 뺀 음식이면서 산골 스님들의 영양 상태를 돌볼 수 있는 음식으로서의 사찰 음식은 현대의 웰빙 음식의 정수라고 할 수 있겠다.
단정하고 깨끗하면서도 맛갈스럽게 차린 스님의 음식을 보면서, 마음까지도 정갈해지는 느낌이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레시피가 아니다.
불가의 먹거리 지혜, 음식이 약이다의 재료 소개, 선재 스님의 무공해 손맛이란 노하우까지 음식이 건강과 접목되는 지점을 진하게 맛볼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그릇들 아래 소박하고도 단정하게 자리잡은 모시 조각보들이 음식 뒤에서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듯 사진의 간결한 맛을 돕고 있다.
종교의 기능이란 그런 것 아닐까. 싶다.
보이지 않지만, 삶의 뒤에서 단정한 맛을 보태주는 조각보 같은 것.
요리책을 통해 입맛과 눈맛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