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법칙 -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비즈니스의 허점
마이클 레빈 지음, 이영숙.김민주 옮김 / 흐름출판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00에서 하나를 빼면 당연히 99가 남아야 한다.
그렇지만, 한 가지를 딱 보고 그 사람이 정나미 딱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 걸 가리키는 말이다.
깨진 유리창...
원래는 범죄학에서 쓰인 용어라고 한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딱 보면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
교사가 공부 잘 하는 아이라고 무조건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볼 때도 깨진 유리창 하나가 그 아이를 엉망이라고 판단하는 편견을 갖게 하기 쉽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서 쓴 책이다.

깨진 유리창...
범죄학에서는 일리가 있는 이야기기도 하겠다.
뉴욕 경찰청에서 강력 범죄보다 경범죄 단속에 힘을 기울이자, 강력 범죄도 더불어 줄어들더라는 이야기...

그렇지만, 기업에 이런 걸 도입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의 깨진 유리창을 통해 이윤이 솔솔 줄어드는 것도 모르고 방만한 경영을 하다가 위기에 처하는 일도 많겠지만, 그 깨진 유리창이 정작 CEO 자신이거나 대부분의 간부들일 경우에는 말이 다를 것이다.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길거리에 모 당원들이 나와서 쌩쑈를 하고 있었다.
물론 합법적인 선거 운동이라지만... 이 나라에 민주주의란 참 개발의 편자란 생각이다.
민주주의란 내용이 들어차야 하는 것이 아닐까?
선거라는 형식만으론 민주주의 운운하는 것이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 아닐까?
차라리 정직한 독재가 추악한 과거를 해결하는 것에 더욱 도움이 되지도 않을까?
박정희를 정직한 독재라고 '세뇌당한' 이들이 늘 추구하는 그 '정직한 독재'...가 무척 그립다.

이 나라에서 깨진 유리창으로 치부되는 것들은 '소수자'이며 '약자'이고 '못가진 자'이다.
노동자가 깨진 유리창이고, 이주 노동자도 깨진 유리창이다.
백인 여성들이 버젓이 '미녀들'이란 강박 하에 '잡소리를 지껄이는 공중파'를 내보내는 나라에서,
동남아 여성들은 성노예처럼 몇백만원에 시집을 오고, 참고 살아간다.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세요... 하는 플래카드를 보면 나는 낯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다.

툭하면 파업을 일삼는 노동조합이나, 민노총, 철없는 한미 FTA 반대 본부... 이런 깨진 유리창들때문에 나라가 엉망이란다. 노무현과 386을 싸잡아, 김대중까지를 '잃어버린 10년'에 산입한다.
무슨 공룡 영화 찍을 일 있나?

온 나라가 미쳐서 '잃어버린 세월'을 되찾자고, 이제 깨진 유리창을 정비하자고 난리다.
정작 유권자들은 <찍을 후보 없음> 칸이 생기면 거기 찍고 싶은 마음만 가득해 보인다.

깨진 유리창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그 건축물과 소유주, 또는 그 가정이나 기업에 크나큰 이미지 손실을 일으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이론이지만,
청소가 잘못되었고, 화장실에 휴지가 없는 것처럼 실질적이지 않고,
깨진 유리창이란 비유를 잘못 가져다 붙일 때...
자칫 이 비유는 소수자를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 책을 사장님이 읽는다면... 정작 '유리창'을 갈아야 하는데 '소수자'를 갈고 싶은 욕망이 부글거리지 않을까... 나의 오버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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