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고딩을 위한 대중매체 읽고 쓰고 생각하기
김슬옹.송재희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상위권 학생이라면 대입에서 '논술'이 아주 중요한 전형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수능이 올해부터 '등급'만 나오는 성적표를 받게 되어 줄 세우기가 전처럼 쉽지 않다.
물론 그 줄이 얼마나 의미가 있느냐를 판가름할 순 없지만, 성실하게 공부한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인정을 받는 것에 의미를 둘 수도 있겠다.
내신 성적은 학교간 편차가 너무 커서 이미 전형 요소로 기능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그렇지만, 내신 성적 관리 잘 하는 학생이 성실한 학생임은 불변의 진리다.

이런 시점에서 '논술'에 강조점이 찍히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문제는 아이들이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수업을 받아본 일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프레이리 말대로 하자면 은행 저금식 교육을 받고 있어 문제 해결 능력이 부족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논술을 강조하는 것은 또다른 '암기'와 '주입식 공부'의 변형이 되는 것이다.

그나마 논술을 강조하면서 아이들에게 생각해야하는 이유,
생각한 글이 좋은 글임을 이야기해줄 기회가 생기기도 하는데,
마땅한 교재를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아이들의 눈에서, 이분법적 사고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분법적 사고라고 해도, 아이들은 이미 두 쪽의 변론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편향된 의식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이른바 '바른 생활' 의식을 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제3의 눈을 갖도록 하는 일, 절충과 중도와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논지를 뒷받침하도록 하는 일은 완전히 새로운 교육과정을 시도하는 일이기도 하다.

완전하진 않지만, 아이들의 시점에서 제3의 눈을 띄우는 법이 이 책에서 시도되고 있고, 이 책을 몇 번 읽는 것만으로도 좋은 논술은 어떤 것인가를 배울 수 있다.

아이들에게 논술반을 운영해야 할 것이 뻔한 일인데... 이런 책으로 기본서를 삼고, 아이들에게 글을 써 보도록 시켜야겠다.

자기가 성적이 상위권이고, 지방 국립대 이상 가려는 인문 계열 학생들이라면 고1,2에서 반드시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출판된 것이 몇 년 지나서 조금 오래된 감이 있긴 하지만, 이만한 논술 도우미 만나기 힘들다.

갈수록 선생이 공부할 분량이 많아진다. 교사들이 힘써 노력하지 않으면... 점차 퇴보할 일은 명약관화한 노릇이다. 공교육의 한계가 여기 있다. 힘써 노력하도록 당근과 채찍을 보태야 할 일인데, 당근은 없고 채찍만 설친다. 이래서는 전문성 신장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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