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괜찮아, 그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 - 황경신의 프로방스 한뼘 여행
황경신 지음 / 지안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런던으로 가는 가장 빠른길'은 '좋은 친구와 가는 길'이란 퀴즈가 있었단다.
무릇 여행이란, 좋은 친구와 가는 여행이 가장 좋은 여행이다.
그래서 패키지 여행을 가면 뭔가에 쫓기듯 다녀서 짜증이 묻어나게 마련인 것이지.
황경신은 아직도 소녀 취향의 여성인데, 보름간 프랑스의 남부 지방인 프로방스 지방을 여행하는 프로젝트를 따내고, 최병길이란 사람을 사진사 겸 통역 겸, 동료삼아 거기로 날아간다.
황경신이 여행 한참 후에 기억을 되살려 쓴 이 팍팍한 여행기를 쓰느라 얼마나 머리를 쥐어뜯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면서, 과연 이 최병길이란 작자의 속내는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면 참 재밌었다. 최병길이 책 내면 더 재밌을 것 같지 않은가? ㅎㅎㅎ
프로방스 지방이란 곳이 풍기는 분위기는 '중세'같다. 프랑스의 남부. 알프스 남쪽이라 그토록 북구인들이 그리워하는 '남국'이 바로 거기고, 아를르의 여인, starry night, 고흐의 이글거리는 남쪽의 태양빛이 바로 이 프로방스의 그것이니... 니스의 해변도 여기 있고...
이곳을 시간에 쫓기지 않는 김남희같은 사람이 느긋하게 돌아다녔다면 어떤 기행문이 나왔을까?
김남희의 글발이 황경신에는 못미칠지 몰라도, 그의 발걸음이 찍는 발도장은 좀더 또렷한 인상을 남기지 않았을까? 적어도 그는 혼자서 돌아다니는 데는 도가 텄으니...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 하는 여행만큼 재미없는 게 또 있을까?
나도 한 5년이나 10년쯤 뒤엔 아내랑 한 달 정도 드라이브 여행을 가 볼까 하는데, 이런 재미없는 기분으로 돌아다니면 별로일 듯 싶다. 이 책 읽고 프로방스를 가 보고 싶을 이는 드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