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무가 나에게 팔을 벌렸다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162
조향미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그의 세 번째 시집. 오래 전에 도서관에 신청해 두었더랬는데 이제야 너를 만난다.

조향미의 시는 점점 시선이 낮아진다.

조향미의 시에서는 살풋 가을 냄새가 난다.
아릿한 서러움일랑은 이제 건너 버린 듯,
그러나 그의 눈은 낙엽따라 팔랑거리듯, 낮은 곳으로 내려 앉는다.

숲은 무슨 배짱인지 또 거뜬히 봄을 시작한다.
참, 환장하겠다... 엘리엇이 '황무지'를 쓸 때 이런 맘이었겠지.
그 '봄'이 침묵하는 걸 본 레이첼 카슨은 그래서 마음 아팠을 것이고...

잘 익은 호박을 추구하던 먼젓 번 시집보다, 털실처럼 폭신한 나잇살이 이 시집에서 읽힌 건,
그가 그만큼 성숙하고 푸근해졌단 뜻일지도 모르겠다.

새는 노래를 잊고, 꽃은 피기를 멈춘,
교육도 사랑도 어느 날, '불경'임을 깨닫는 건 교사의 운명이다.

그래서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고 했다. 불경스런 맘으로 애들 멋대로 가르치고, 결국 하느님의 아이들인 천사들을 사랑이란 이름으로 고문했으니 말이다... 그것도 모르고 혼자서 신나서 '천직'이라 착각하고 '교육'이란 오해를 저질렀으니... 속이 상할 밖에...

동병상련이랄까...
이런 마음을 그토록 잘 적어내는 이를 만나는 일은 행복하다.

그의 시를 곱씹어 읽고 또 한 편, 멋드러진 평론을 적어 준 상욱 형의 글도 아름답다.
상욱 형 본지도 20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마주칠 지도 모를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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