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하지 않는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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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떨어진다


이마와 뺨에

윗입술에, 인중에


차갑지 않다.

깃털같은,

가는 붓끝이 스치는 것 같은 무게뿐이다.


살갗이 얼어붙은 건가.

죽은 사람의 얼굴처럼 눈에 덮이고 있나. 


하지만 눈꺼풀들은 식지 않은 것같다 .거기 맺히는 눈송이들만은 차갑다. 선득한 물방울로 녹아 눈시울에 스민다 (125)



온다


떨어진다


날린다


흩뿌린다


내린다


퍼붓는다.


몰아친다


쌓인다


덮는다.


모두 지운다.(177)



눈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학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12.3 계엄이 성공했다면,

다시 학살은 자행되었을까?


과거는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기억만이, 기록만이 현재를 도울 수 있다. 


죽은 자들에 대한 기록, 기억조차 하지 못하게 하던 어둠은 눈이 지워버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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