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로 아저씨의 세계화에서 살아남기 - 만화로 보는 자본주의와 세계화의 역사
엘 피스곤 지음, 김명신 옮김 / 부광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글로벌리제이션. 세계화로 번역된 이 말은, 세계가 살기 좋게 하나로 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세계는 하나가 되긴 했는데, 전쟁 터에서 한 줌 먼지로 하나가 되었고, 인간이 아닌 상품으로 하나가 되었다. 이 지점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이 틀렸음이 증명된다. 자본주의는 사회주의로 발전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이행 과정에서 마지막 단계는... 지옥이다. 물신 숭배의 지옥과 전쟁의 지옥.

세계 국가 미국은 그 지옥을 실현하는 주인공이다. (못된 놈을 일컬을 땐 '장본인'이란 말을 쓰지만...)

마초로 아저씨는 멕시코 출신인데, 돈에 관심이 많다.
돈을 벌려고 하다 보니, 자본주의에 대해 강의를 듣게 되는데...
시사 만평처럼 그려진 그림들에서 자본주의 역사를 간명하게 읽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은 근대 시민 혁명 후, 법 앞에 평등하다고 여겨졌지만 빈부의 격차는 그들이 결코 평등하지 않음을 의미했다.(21)는 말로 자본주의의 시작을 열어 준다.

결국 교과서에서 배운 산업 혁명과 자본 주의의 발달은 필연적으로 '부'의 착취를 위한 각종 전쟁을 요구했고, 식민지 획득을 위한 제국간의 쟁탈전을 자본주의 역사로 삽입시켰다. 세계대전과 미국, 호주처럼 식민지에서의 원주민 학살, 인종간 차별을 전제로 하는 학대와 학살을 일삼은 나치즘과 미국의 흑인 노동자들...을 반드시 필요로 했던 것이었다.

자, 이제, 흑인들도 '인권'이란 걸 가지게 된 자본주의는... 필연코 다시 흑인을 대체할 노예제 사회로 기어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거기가 바로 돈을 필요로 하는데 걸기적거리는 아프가니스탄이고, 이라크다. 가스와 석유가 없었다면 아프간과 이라크가 '표적'이 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아, 한반도는 다행이다. 석유가 없어서... 그런데, 북한의 서해안에 석유가 난다고 하던데... 많이 나지 않았음 좋겠다... ㅠㅜ

세계화란 '전쟁'과 '가난'을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부'를 근거로 한 '평화'로운 미국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난한 나라의 전쟁'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미 : 몇 년 전만 해도 라틴 아메리카는 미국에 원료만을 수출했지만, 오늘날에는 훨씬 정교한 제품을 수출하고 있죠.
라틴 : 그래요? 이를테면 어떤 것 말입니까?
미 : 당신네 이죠.(109)

아, 이렇게 세계화를 적절하게 표현한 문구를 나는 본 적이 없다.
이건 전쟁과 착취, 가난을 통과한 결과물의 '엑스레이' 필름이다.
이 전쟁과 가난을 통하여 움직이는 것은 바로 '돈'이다. 현물이 아닌...

한국만 봐도 그렇다. 이전에는 한국에서 경공업 수제품들이 미국으로 덤핑이란 명목으로 팔려갔다. 신발, 봉제완구, 싸구려 옷 들...
IMF 외환 위기 이후 한국의 '돈'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갈 수 있는 '혁신'에 한국은 성공한 것이다.
세계 금융권에 '삼성 전자'와 '국민 은행'과 '포항 제철'을 다 팔아먹은 게 사실 아닌가?

제3세계가 살아남으려면 오로지 '단결'하고 '현실을 직시'하여 '투쟁'하는 길밖에 없다.
그렇지만... 사회주의권이 길을 비켜주고 나니, 거칠 것이 없는 자본주의는 자유롭게 야만적인 힘을 행사하고 있다.(116)

숱한 전쟁에... 어느 편이 이기고 있습니까?하고 물으니 죽음의 신이 답한다. 물론 '우리 편'이지...
전쟁의 승자는 오로지 '죽음'의 편일 뿐인가.

돈을 위한, 돈에 의한, 돈의 세상...
이것이 세계화의 본질이고, 세계화의 성공 비결이다.
이 책의 원제인 How to success at globalization... 어떻게 세계화에 성공하는지...

슬프지만, 비극이지만, 세계의 엑스레이 판독을 위해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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