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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 임길택 선생님이 가르친 탄광 마을 어린이 시 ㅣ 보리 어린이 21
임길택 엮음, 김환영 그림 / 보리 / 2006년 9월
평점 :
임길택 선생님이 사북 초등학교에서 가르친 64명 아이들의 시다.
탄광마을 이미지와 잘 어울리게 판화가 잘 그려져 있다.
우리 옆집 아주머니가/ 여가 아저씨 잠잔다고 / 딴 데 가서 놀라고 한다.
이렇게 탄광 마을 아이들은 골목길에서 놀기도 어렵다.
얼굴도 검은 얼굴/ 옷도 검은 옷/ 내가 인사를 하니 대답도 검은 대답 같았다.
이렇게 아이들이 보는 사람들의 모든 것이 검은 색으로 뒤덮인다.
처음 이사올 때는/ 삼 년만 하자고 해 놓고/ 벌써 팔 년이 지났다.
광부들의 삶은 다 그렇고 그렇다. 오죽하면 막장 인생이라고 할까.
이 짓을 집어 치워야지... 하지만, 그들이 갈 곳은 다시 갱도밖에 없다.
나는 어떤 아이가 상 받을 때/ 장난을 치다가/ 누가 상을 받는지도 모르고/ 아이들이 손뼉을 치면/ 나도 따라 친다...
이 장면은 전국 어느 학교에서나 벌어지는 장면들이다.
월요일, 아이들은 사열대 앞에 군인처럼 도열해 섰고, 가운데 한 점 학생 회장이 마이크 앞에 서고, 교사들은 마치 순시나온 순사인 양 거드름을 피우며 옆자리 동료와 이야기를 소근거리고, 근엄하신 학교장님은 무슨 교육적 소신을 그리도 펼치시는지... 동네를 쩌렁쩌렁 끝이 나지 않고... 한 달 모은 각종 상장은 무에 그리 많은지... 아이들 손이 빨개지도록 손뼉을 쳐도 쳐도 끝이 나지 않고...
아이들은 가난을 알고,
돈을 알고 세상을 본다.
그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들이 되어 세상은 이렇게 돈타령이고, 검은색 일색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