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탄광마을 아이들
임길택 지음, 정문주 그림 / 실천문학사 / 2004년 2월
평점 :
한 10년도 더 전에, 탄광 마을에 간 적이 있다. 탄 캐는 광부들의 석상을 멋지게 만들어 뒀던 사북의 그 마을은 폐광이 된 지 오래 되었다는데도, 개울 안에는 까만 탄가루가 침착이 되어있었다.
강물을 그리면 검은 색으로 그린다던 탄광마을 아이들의 눈으로 임길택 선생이 글을 썼다.
을반(2교대로 갑반, 을반이 있었던 모양) 가신 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들.
라면 두 개 가방에 넣고 저벅저벅 비오는 밤길, 열 한시에 근무를 나서는 아버지들...
광산촌이 말라갈 때, 방학이 끝나고 보면 비어있는, 인사도 하지 않고 어디론가 떠나버린 아이들 걸상을 올리며 내리며 청소를 할 때, 편지없는 그 친구가 낯선 마을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을 아른거려하는 늘 주눅든 아이들...
그렇지만... 거기도 사람 사는 곳임을 시인의 눈은 놓치지 않는다.
사람 사는 곳/ 임길택
오늘도
우리 마을 개울엔
까만 물이 흘러갑니다.
우리 마을 한가운데를
우리 마을 이야기처럼
흘러갑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사람 못 살 데라
함부로 말을 하지만
우리 이웃들
조그맣게 조그맣게
어깨 맞대며 살아갑니다
오늘도 검게 물 흐르는 것은
우리 아버지가 살아있다는 이야기
내가 살고 있다는 이야기
그런 노랫소리 들려주며
오늘도 우리 마을 개울엔
까만 물이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