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왜 세계에는 온 인류가 먹고 남을 만큼의 생산력이 있는데,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는가...

한쪽에서는 '욕망'만이 점점 부풀어오르는 기형이 되고, 한쪽에서는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어 굶어 죽고, 기아와 영양 실조에 연관된 질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 책은 어린 아이에게 기아의 여러 원인들을 설명해주는 형식으로 되어있어, 쉽게 읽을 수 있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기아의 끔찍함을 만날 수 있다. 슬픈 사진들이 수록되어있지 않은 점은 오히려 마음에 든다. 아이들의 인격을 지켜주고 있는 것 같아서...

그렇지만, 정말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인격이 있을까?
인간답게 살지 못하고 동물만도 못하게 죽어가고 있는데 그 아이들을 인격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굶주린 나라들은 거의 과거에 식민지로 오랜 동안 착취당하면서 비민주적이고 가진자들만을 위한 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나라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온갖 지원들이 오히려 비민주적으로 가진 자들만 배불리는 역할밖에 못하는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것이 현실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란 착각을 버릴 때가 왔다.
갈수록 심화되기만 할 가난이 '신자유주의 광풍'을 타고 기아를 확산시키는 모습을 확인하는 이 책은 표지에 나온 아이의 말라붙은 검은 눈물처럼 나를 서글프게 한다.

아이들에게도 많이 읽혀야 할 책이다.

이 땅도 기아선상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서울로 서울로만 몰려드는 삶의 양태는 한없는 문제점만을 노정하는 비민주적인 과정이긴 매한가지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진리는 현대자동차 회장님을 감옥에 보내지 못했다.
하긴 초대 대통령을 외국으로 내쫓았지만, 결국 현충원에 모셔 두었듯,
회장님을 감옥에 보내기엔 법관들의 용기가 부족했겠지.
선교를 목적으로 천이백명이 아프간에 몰려들었다가 강제출국당한 것이 한 해 전인데,
올해 다시 쌩 쑈를 해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곤 했지만, 그 썬글라스맨은 소말리아처럼 해적들이 판치는 나라엔 '감히' 갈 생각도 못한다. 이해가 가기도 한다. 아프간에는 미군도 있고 하지만, 소말리아에 억류된 선원들을 구해내기는 난망한 일이란 것도...

하지만, 오늘따라 국가가 국민에게 뭘 하고 있는지,
수요집회에 참가하는 할머니들이 죽어갈 때마다 국가는 흐뭇한 웃음을 흘리는 거나 아닌지,
소모품인 국민들이 무뇌아가 되어갈수록 국가는 부유한 자들의 자산을 불리는 데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것이나 아닌지...
가난한 자들이 억류되면 내몰라라 하다가,
부유한 자들이 피랍되면 졸라 열라 구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매진...에 나오는 노 칸트리...를 상상해 본다.

이 가을에도 북녘 동포들은 극심한 수재에 굶주림이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나아진 거라면, 10년 전에는 학생들이나 교사들의 모금을 금지하는 공문이나 내려보내던 정부가, 수재의연금을 모금한다는 공문을 내려보내는 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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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18 21:35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갈라파고스 2007년 11월 도서목록에 있는 책으로 2007년 11월 8일 읽은 책이다. 관심분야의 책들 위주로 읽다가 알라딘 리뷰 선발 대회 때문에 선택하게 된 책인데, 이런 책을 읽을 수록 점점 내 관심분야가 달라져감을 느낀다. 총평 물질적 풍요로움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이기에 이 책에서 언급하는 "기아의 진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막연하게 못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