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밖 지리여행 사계절 교실밖 시리즈 6
박병석.노웅희 지음 / 사계절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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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이후, 자동차가 보급되고 도로가 정비되면서 여행이 붐을 이루던 시절이 있었다.
유홍준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그 붐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90년대 후반엔 해외 여행이 봇물을 이루기도 했고...

그런데, 나도 외국 여행을 몇 번 다녀왔지만, 알지 못하고 가는 것 만큼 재미없는 여행이 없다.
모르고 가서 가이드가 떠드는 거나 들으면서 로마의 큰 건물들을 바라보다 오노라니... 참 허망했다. 차라리 조용한 동네 가서 푹~~ 쉬다 오는 것이 휴가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의 발달로 외국의 명소를 구경할 일은 얼마나 많은가.

이 책은 학창 시절에 누런 갱지에서 배웠던 지리 지식들을 텔레비전의 화면 곁으로, 우리가 돌아가니는 세상 속으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좋은 책이다.

한반도를 토끼 닮았다느니, 호랑이 닮았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오히려 재미가 덜하지만,
한국의 표준자오선이 1908년 대한제국에서 127.30으로 잡았으나 일제 강점기에 135로 바뀌었는데, 해방 후 1954년 다시 127.30으로 되돌아왔다가 박정희 그새끼가 집권한 1961년 다시 135로 돌아간 이야기를 읽으면 열이 확 받는다.

하긴 대통령 되고, 일본인 스승님께 가서 큰절을 올렸다는 황국 사관으로 무장한 군인이었음에야...

내가 6학년 때, 교과서에는 사막을 농경지로 바꾼 이스라엘 사람들에 대한 찬사를 퍼붓는 글이 국어책에 실려 있었다. 아직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면, 결코 그렇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강대국의 힘을 빌려 아랍인들의 농경지를 빼앗았던 것이다. 거짓된 나라는 거짓된 역사와 지리를 진실인 양 가르친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승복 어린이 이야기나, 김정호가 지도를 그렸다고 처벌했다는 이야기나...

이제 이 좁은 한반도는 이방인들이 틈을 비집고 들어와 삶을 정착시키고 있다.
세계는 좁고, 사람은 많이 움직인다.

지리 공부는 그저 지도그리기로 마칠 일이 아닌 노릇이다.
그 땅에는 사람이 살아야 이야깃거리가 생기고, 역사가 되는 법이니,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는가 하는 것이다.

한미 FTA 같은 무서운 지도그리기는 세상을 자꾸 좁게만 만든다.

아이들에게 그저 가르치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
올바르게 가르치고, 올바른 사람으로 자라도록 가르치는 일이 중요함을 새삼 느낀다.

159쪽의 待는 持자의 오독이다. 다음 판에선 고쳐서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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