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보여주는 손가락
김치샐러드 지음 / 학고재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철학.

이처럼 다양한 의미로 쓰이는 말도 한국어에 드물 것이다.
철학적이다. 고 하면 분위기 있어 보이다가도, 철학관에서는 점쟁이의 이미지로 통하고,
그 의미가 '금속공학'과 비슷한가? 할 정도로 일반인들에게는 의미가 불투명한 낱말.

그렇지만, 인간 사는 모든 것을 곰곰 생각해 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일지를 누구나 늘 생각하는 것이기에 철학은 '존재'와 함께 공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고급 철학과 개똥 철학은 어떻게 다를까?
고급 철학은 제도권에서 밥벌이를 그걸로 먹고 살거나, 종교적 측면에서 상당한 레벨에 오른 이들이 하는 거라면, 개똥 철학은 나같이 철학으로 먹고살지 않는 이들이 주구장창 쓰기 좋아하고, 잡소리하기 좋아하는 그런 말들을 개똥 철학이라고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림 이야기다.

어떤 젊은이가 손가락(이거 좀 맘에 안 든다. 빠큐를 연상시켜서 ㅋㅋ 손가락으로 봐서 이 손의 주인공은 키 170 미만의 남성일 듯 하다.) 한 넘과 초롱불 꺼져버린 아귀를 내세워서 그림을 구경하는 만화를 그렸다.

요즘 아이들이라면 싸이월드 같은 곳에 사진 올리고,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말풍선을 집어넣고, 조금 변형하거나 흑백사진으로 처리하는 등의 작업은 뽀샵을 전문적으로 몰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단순한 작업이다.

그런 장난을 가지고 책까지 내는 것은 나무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만,

이 책은 충분히 철학적이다.

삶과 삶의 보잘 것 없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를 살 수밖에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그러면서도 순대 속에 똥밖에 넣어 둔 것이 없으면서도 제 잘났다고 나서고 남들을 보잘 것 없다고 비웃는 존재인 갈대들에게, 제가 생각한 것들을, 젊은이들의 고민을 건강한 방식으로 보여준 좋은 작품이다.

물론 젊은 넘이 비관적이라고 리플을 달아 놓은 이들도 있었으나... 그런 악플들까지 책에 실은 그는 충분히 건강한 철학자다.

김치샐러드란 예명으로 www.kimchisalad.net이란 사이트에서 그의 그림들도 볼 수 있는데, 몇 가지 본 결과 그가 좋아졌다. http://blog.naver.com/2x5/140039460745에 가면 OTL군 등의 작품들이 신선하다. 그는 충분히 철학자다.

읽을 거리가 많은 그림들을 굳이 읽어주지 않고 보여주는 손가락임도 맘에 든다.

읽어 주면 청취자는 그냥 듣고 있을 수밖에 없잖은가. 그런데 보여주면, 손가락의 의견과 좀 달라도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길 수도 있다. 굳이 악플을 달지 않아도.  ^^ 만화 형식의 이야기가 보는 사람을 마음 편하게 한다. 재치가 가득 들어찬 그림책이다.

결코 읽어주는... 에 뒤지지 않는 책.

모 아줌마가 읽어주는 책 표지에 이쁜 지 낯짝과 머시기 대학교란 이력과, 그 대학의 거시기한 교수의 추천사까지 집어 넣었지만 내용은 허접했던 책과 대조되는 책이랄까~ 제대로 그림을 보여주고 있는 손가락군과 김치샐러드의 앞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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