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고운말 - KBS 아나운서와 함께 배우는
KBS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회 지음 / 한국방송출판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저건 커밍아웃(드러내기)일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수학 샘들은 수학을 좀 잘 푼다. 대학에서 수학을 계속 배웠을 테니깐.(물론 대학의 수학은 고교 수학이랑 완존 다르다더만요...)
영어 샘들은 영어 단어를 좀 많이 안다. 대학에서 영어 단어 계속 외웠을 테니깐...

근데, 국어 샘들은 맞춤법을 배워 본 적이 별로 없다. 요즘 임용고사를 치긴 하지만, 거기 맞춤법이 그닥 중요한 종목이 아니기 때문일까? 아니, 맞춤법이란 어려운 종목을 제대로 공부할 만한 기회가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정말 개인차가 큰 것이 맞춤법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인권 백서(白書)는 왜 '백서'를 쓸까?
그리고 섭씨(C)와 화씨(F)는 왜 그렇게 부를까?
묘령의 아가씨는 몇 살일까?

날마다 우리 입에서 우리말이 뒤죽박죽 튀어나오지만, 막상 질문에 답하지 못할 것들은 정말 많다.

이 책은 국어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어렵지 않게 읽어볼 만 하다.
내용도 충실하고 억지를 부린 면이 많지 않아 보인다.
아이들을 기르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 뒤적이면서 퀴즈를 내셔도 좋겠다.

섭씨는 Celsius가 정한 온도의 눈금으로 녹는점을 0도, 끓는점을 100도로 환산한 눈금이고
화씨는 Fahrenheit가 정한 눈금으로 녹는점을 32도 끓는점을 212도로 환산한 눈금이란다.

통째로 맘에 안 드는 국기에 대한 경례에서 맞춤법에 틀린 부분은?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나는 결코 다짐하지 않겠다. 쳇!).... '자랑스런'이 틀렸다. 자랑스럽다는 '자랑스러운'으로 활용해야 옳다.

군색하다/ 궁색하다는 구별해서 쓸 말. 군색하다는 옹색하다. 일이 뜻대로 안 된다는 뜻이므로, '군색한 변명'처럼 쓴다. 궁색은 가난하다는 말이다. 궁색한 변명은 '가난한 변명'이란 말도 안 되는 것.

어깃장을 놓다의 '어깃장'은 광, 부엌문 등에 질이 좋은 나무를 쓰지 못해서 비틀어지거나 휘어지지 않도록 문에 대각선으로 나무를 붙였다고 한다. 이걸 어깃장이라고 한단다. 여기서 일을 어그러지게 하거나 훼방하는 뜻으로 쓴다는 것. 하나 배웠다.

'씨도 안 먹힌다.'는 말은 '씨줄'과 '날줄'에서 나온 말이란다. 세로실이 '날'이고 가로실이 '씨'니깐, 씨실이 잘 먹히지 않아 옷감 짜기가 힘들 때 쓰는 말로, 요즘은 '말도 안 되는 소리' 로 쓰인다.

영남과 호남에서 嶺과 湖는 무슨 고개와 강일까? 영남은 대관령이 아니라, ㅋㅋ 조령의 남쪽이고, 호남은 금강의 남쪽이란다. (옛날엔 금강을 호강이라고 했단다.) 서울 인근을 경기라 했으니, 경기와 호남 사이쯤이 <기호>지방인 것은 당연지사.

맨날 헷갈리는 말, 갱신과 경신. 기록은 경신하고, 민쯩, 여권은 갱신한다.

백서... 영국 정부의 공식 문서를 white book으로 부른단다. 흰표지를 했다고. 그래서 정부의 공식 보고서를 백서라고 부른다고.

'흥청'거리다의 '흥청'은 '운평 運平'에서 나온 것이란다. 연산군때 기생 제도로, 여러 고을의 노래하고 연주하는 기생을 뽑아 대궐로 들어온 사람들을 興淸이라고 했다고... 흥청망청, 흥청거리다... 역시 룸싸롱 분위기가...

문제의 시건장치... 잠금 장치로 써야한다. 일본어로 시정(施錠)으로 자물쇠를 설치한다는 말에서 나온 말이라는데, '정'자는 자물쇠니 옳게 쓴 예다. 그런데, '건(鍵)'은 열쇠이니 '열쇠를 설치한' 시건장치는 어불성설인 것.

그 사람 옷걸이가 좋아서 무슨 옷이든 잘 어울려...에서 틀린 말은... 옷걸이. 옷을 입은 맵시는 <옷거리> 옷걸이는 옷을 거는 도구.

묘령의 단어, 묘령의 여인... 묘령 妙齡은 '여자 이십 전후의 나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인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 말. 방년이 꽃다운 나이라는 말.

임대와 임차... 빌려주는 사람은 임대업을 하고, 빌리는 사람은 임차하는 것이지. 가게를 임대해서 장사할 순 없는 것.

'기별'이란 말은 奇別인데, 조선시대 왕명 출납기관인 승정원에서 전날 처리한 일을 반포하는데, 이 일종의 관보를 '기별'이라 했다고, 그것을 적은 종이도 '기별' 그래서 기별이 왔느냐. 기별도 안 간다... 이렇게 쓴대용.

외래어 하나. 머리카락에 희게 물들이는 것을 '브릿지'라고 하는데, 영어로 옳은 표기는 <블리치 bleach>라고.

맞춤법에 맞게 쓰고, 경우에 따라 옳은 말을 쓰는 가장 빠른 길.
의심나면 사전 찾아보고, 항상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공부에 왕도는 없응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