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현상’ 나쁘게만 보지말자

 이경아 동서울대 교수
지난주 초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연예사건이 있었다.

바로 동방신기의 리더 유노윤호에게 본드를 넣은 음료수를 전달한 ‘안티팬 사건’ 이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많은 사람들이 연예인 팬클럽과 안티팬들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과연 우리의 팬클럽 문화는 잘되고 있는지, 또 안티팬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들 팬클럽들은 우리 대중문화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갑론을박’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우리는 ‘팬덤’이라는 문화 현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일단 ‘팬덤’의 어원적 의미를 보자. ‘팬덤’이란 광신자를 뜻하는 ‘퍼내틱(fanatic)’의 팬(fan)과 영지·나라 등을 뜻하는 접미사 덤(-dom)의 합성어이다. 최근들어선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거나 몰입하여 그 속에 빠져드는 사람을 뜻하는 ‘부정적인 의미’로도 쓰인다. 연예계에선 대중적인 연예스타나 분야에 지나치게 편향된 사람들을 하나의 틀로 묶은 개념으로 쓰고 있다.

실제로 이번 사건도 연예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이나 몰입이 부른 ‘팬덤(fandom)’현상의 일그러진 일면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팬덤의 문화적인 의미를 내밀히 보면 그 생산성과 가능성이 그 어느 문화보다도 큰 것을 알수 있다.

그 근거로 우리는 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과 최근 요 몇년사이에 방영된 드라마 ‘다모’를 들 수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한 이후 10대를 중심으로 한 팬클럽들은 대중문화 시장의 거대한 소비자로 떠올랐다. 이들은 미디어와 연예기획사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대중문화 시스템에 함몰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 미디어와 기획사가 중심이 된 연예산업에 저항하며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인터넷 소설’, ‘얼짱 문화’, ‘팬픽’ 등이다.

드라마 ‘다모’는 팬덤이 가질수 있는 생산성을 보여줬다.

드라마 초기 ‘다모’ 홈페이지에 의견을 올리고 동영상을 돌려보던 팬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모’ 관련 인터넷 신문을 자체로 만드는가 하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스토리를 가공,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팬덤형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면서 ‘생산성’과 ‘능동적인 모습’까지 함께 보이기 시작한 것.

이 과정을 통해 팬들은 스타를 재해석하고, 스스로가 문화를 만들어가는 생산의 주체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최근들어 이들은 문화운동 단체들과 결합해 대중문화 자체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제 팬클럽들이 만들어내는 ‘팬덤 문화’는 생산적이고, 능동적인 문화의 주체로 성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10대의 팬덤 문화에 부정적인 요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극소수 팬들은 무리한 팬집착 현상을 보이며 맹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일종의 병리현상으로도 표현된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사회적인 정화작용을 거칠 것이다. 팬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또 다른 팬덤현상이 그들 스스로 복원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앞으로 이들에 대해 지속적 관심과 따뜻한 시선을 갖고, 그들이 생산해내는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면 ‘팬덤현상’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돼 나갈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팬클럽 활동속에 내재 되어있는 잠재력과 그 어떤 문화와도 비교되지 않는 역동성을 인정하여야만 할 것 같다.

이경아 동서울대 교수

 

슈퍼 주니언지 뭔지 하는 '을라들'이 텔레비전을 주름잡더니, 결국 아이 하나 잡았다.
스타킹에 나왔던 여고생 하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팬클럽의 세계... 그 네버랜드는 결코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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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7-06-0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기사 봤네요. 네xx 올라온 기사들을 보면 악플이 난무하던데 무슨 생각으로 그런 글들을 써대는지 원... 다른 사람의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 조금이라도 생각을 해보는 자세가 필요한데 말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