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시절 에쿠니 가오리는 반짝이는 도쿄 타워를 올려다 보면서, 어른들의 세상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었다고 후기에서 쓰고 있다.

이제 40대가 된 에쿠니 가오리는, 자기 안에서 아직도 빛나고 있는 아이를 만난다.
그는 40대의 시후미이기도 하고, 30대의 키미코이기도 하다. 아니 20대의 유리이기도 하다.

내 안에는 유년기의 나도 들어 있고, 청년기의 나도 들어있음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40대의 시후미가 20대의 유리가 되어 20대의 남자 아이들과 어울리는 일은 자칫 도착된 사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다가도, 나의 사고도 꽤나 경직되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상상력이 뛰어나다.
그 상상력이 포용하는 것은 엽기가 아니라 사랑스러움이다.
40대 아줌마가 친구의 아들과 놀아나는 일은 사실 서프라이즈~~에 나올 법한 이야기이지만, 가오리의 향기를 묻히면 경쾌한 이야기가 되고 만다.

시후미에게서는 비냄새가 묻어난다.
비의 냄새는 비릿한 물비린내 속에 시원스런 음향까지를 감싸안고 있다.
가끔 비를 맞는 일이 상쾌하기도 하다.

키미코에게서는 잘 익은 복숭아 향이 난다.
유리에게선 활짝 핀 벚꽃같은 빛이 강하다. 향기따윈 없어도 좋을 듯 하다.

에쿠니 가오리가 나이를 한 열 살 더 먹으면, 잿빛 낙엽 냄새가 나는 글을 쓰지 않을까? 그의 상상력은 독특하지만, 별점을 많이 주고픈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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