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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이름 내 가슴에 숨 쉴 때까지 - 이외수의 사랑예감 詩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표지가 우단으로 받쳐져 있다. 그 보들보들한 촉감... 그리고 특이하게 자석이 붙어 있어 표지에 착 달라붙는 것이 재미있다.
나는 시집을 펴면, 우선 제목을 찬찬히 읽는다.
시인은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수십 장을 파지를 내는 만큼, 그 제목을 붙일 때는 마치 아이 이름 붙이듯 고뇌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외수 시집이라... 소설과 우화를 주로 읽었는데...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의 제목을 차근차근 읽다 보니, 달의 이름이 그저 시가 된 것들이 있다.
처음에 4월
다음에 2월, 3월, 11월
그 담엔 12월
그리고 9월
그 뒤에 7월
옆쪽에 1월과 5월, 8월
다음 장에 10월
마지막 장에 6월
이렇게 한 달도 빠진 것 없는데... 월의 이름으로도 시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
그리고 그것들을 순서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마음. 이런 것이 시인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는 말미에 '언어의 동작들이 가지는 아름다움' 때문에 소설을 읽고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어의 동작이라... 글로 옮기고 나면 언어는 움직인다. 옳다. 그것이 쓰는 일이구나. 언어를 작동하게 하는 일. 언어라는 추상명사를 시각적으로 존재하게 하는 일. 그리고 그 언어의 움직임을 그만의 고유명사로 삼는 일. 개성적인 문체...
그는 그 글의 또 마지막에 '책값 오라지게 비싸다'고 했는데, 이 책이야말로 우라지게 비싸다.
한 페이지에 실어도 반도 안 될 책을 두 페이지에 나누어 싣는 심보는 뭔지...
그리고 시집이 15000원이라니... 가당키나 한가?
빨랫줄 - 왜 당신의 마음은 세탁해서 널어놓지 않나요?
8월 - 인생은 비어있음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줄도 모르면서...
봄날은 간다 - 부끄러워라 내가 쓰는 글들은 아직 썩어가는 세상의 방부제가 되지 못하고 내가 흘린 눈물은 아직 고통 받는 이들의 진통제가 되지 못하네 돌아보면 오십 평생 파지만 가득하고 아뿔싸 또 한해 어느새 유채꽃 한 바지게 짊어지고 저기 언덕 너머로 사라지는 봄날이여...
그는 이제 8월쯤에 섰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의 시들은 이렇게 인생을 생각하는 것들이 좀 좋다. 사랑을 노래하는 것들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