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담임도 빠졌는데, 책읽을 시간을 내기가 참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틈틈이 피아노 연습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 또 있다. 올해는 읽기 자료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읽기 자료를 즐겁게 읽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교과서 외의 읽기에서 아이들이 얻는 것도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그리고, 보충수업이 두 학년에 걸쳐서 하게 되니, 그 교재 연구도 만만치 않다. 복사도 해 둬야 하고...

아무튼 정신없는 한 달이 가고 있다.
아이고, 담임이었다면 어떡할 뻔 했나... 싶다.

내 이름은 빨강이 2권째 넘어가니 지루해서 드문드문 읽고 있다.
김용석과 이승환의 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이메일을 주고받다는 진도가 참 안 나가는 책 중 하나다.

김훈의 강산무진은 빌려다 놓고 열어보지도 않았고,
이외수의 시집, 시, 그대 이름 내 가슴에 숨쉴때... 는 가끔 펼쳐보고 읽는다.
동화책 홍당무와 밥이 끓는 시간을 읽고 있으며, 오늘 재량활동 시간엔 아이들 글 쓰는 동안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 타워를 읽었다. 좀 색스럽다.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를 시작만 해 두고 못 읽고 있고,
고추장의 책도 읽다 말았다. 고추장 덕분에 짜라투스트라도 읽다 말았고...
오늘의 세계적 가치는 반쯤 읽었다. 재미있다. 미국에 대해 샘도 나고 밉기도 하다.
옥타비오 파스의 시론 활과 리라도 가끔 읽는다.

펼쳐 둔 책은 너무도 많은데, 이러다가 나중에 줄거리 정리도 안 될까 걱정이다.
그렇지만 또 걱정할 일도 없다. 까먹으면 다시 읽으면 되고, 읽기 싫으면 미뤄두면 되니까...

다 못읽은들 어떠랴... 하고 손에 잡히는 책부터 읽기 시작하고 있다.

봄이라 벚꽃이 화안하게 피었다.
아이들은 벚꽃을 보는지 마는지, 보고도 별 말이 없는데, 특수반 아이 하나가 "와, 선생님 벚꽃이 환하게 피었어요~"한다. 나도 요즘은 꽃을 그냥 지나치기가 미안해서 자주 멈춰선다.

생각을 하고 읽다 보면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글들이 참 많다.
잘 갈무리해뒀다가 수업 시간에 쓰고 해야겠다.

작년처럼 많이 읽지 못해도, 피아노를 멈추지 않고 연습하고 있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 볼까나~
간추린 체르니 100번인데도 뒷부분으로 가니 손가락이 마구 꼬인다. 미리 왼손 연습하는 것도 갈수록 어렵다... 하긴,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다.

꽃이 만발한 4월은 또 4월대로 바쁘게 지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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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7-03-28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자료를 즐겁게 읽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라니, 너무 부럽습니다. 저희는 그냥 반만 읽고 나머지는 그냥 후딱 훑어보고는 엉뚱한 짓 하거나 아예 안 읽고 딴 짓 해서 참 곤란한데...제 능력부족탓이겠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