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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와 설탕 그리고 혁명
유재현 지음 / 강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이 가슴을 후빈다.
사회주의적 영감이 사라진 자본주의만큼 참혹한 체제는 없는 법이다.
쿠바엔 과연 사회주의적 영감이 있다. 그런데 유재현의 '느린 희망'과 이 책 사이에는 자본주의 영감으로 가득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대체 이 책과 느린 희망을 왜 따로 썼지? 이런 생각이 오래 들었다.
'느린 희망'이 사진으로 쿠바를 읽을 수 있는 반면, 이 책으로 쿠바의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내가 어리석었다. 유재현의 글이 많아서 쿠바에 대해 훨씬 많은 것들을 실어 두었을 거라 착각한 것은 내 자유지만... 그만큼 '느린 희망'에 실린 글들의 짧으면서도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겠다.
담배와 사탕수수의 나라. 그 식민지에서 일어난 꿈과같은 혁명은 21세기 지구에 남긴 하나의 기적같은 현상이다. 그렇지만 유재현이 지켜본 그 꿈 속에선 현실이 간간이 섞일 수밖에 없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곤란에 빠진 미국이 쿠바의 의료지원을 거부했다는 이야기는 현실 자본주의가 어디를 향해 가는지를 보여준다. 심봉사가 눈을 뜨려면 심청이가 몸을 팔아야 한다는 자본주의 말이다.
그렇지만 매춘도 일거에 없앨 수 있는 나라. 나는 그런 나라에 희망을 걸고 싶다.
돈이 있는 곳에선 욕심이 눈을 뜨고, 가장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매춘이 아닐까 싶은데, 쿠바의 희망과 한국의 절망이 그런 곳에서 강렬하게 교차하는 것이 아닐까?
1968년의 세계였다면 체 게바라의 정신이 돋보일 수 있는 시대였겠지만, 21세기에 체, 체, 체는 과연 무엇인가... 소련에 가서 프랑스의 은제 식기를 쓰는 관료들을 보고 일갈을 했다는 체, 자기 접시에 음식을 더 놓았다고 배분하는 사람에게 소리를 쳤던 체. 물론 그의 사회주의가 쿠바에서 아름다이 뿌리내리기엔 현실 사회주의 국가들의 몰락이 너무 큰 충격이었지만, 사회주의 체제의 불가역성을 선언하는 헌법개정안 국민 투표에 98.7%의 찬성을 보낸 나라 쿠바의 아름다운 미래를, 인간성의 리트머스지라도 되는 양 안타까이 지켜보게 한다.
이 책에 별 두개를 붙인 것은 느린 희망과 비교해서 사진도, 내용도 중복된 것이 많아 자본주의에 던지는 돌팔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