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 1
조항범 지음 / 예담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꼭 권한다기 보다... 일반인들이 어원에 대해 읽을 일이 흔치 않으므로 우연히 눈에 띈다면 한번 읽어봄직도 한 정도.

우리말의 어원을 100가지 풀어 놓으려고 하는 첫 권이다. 두번째 권은 아직 준비중...
그러므로 이 책엔 50가지가 실려있다.

요즘 뭔가 알고 싶은데, 전문가를 만나고 싶으면... 어떻게 할까?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지식에 물어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거기엔 전문가의 의견을 싣는 곳이 아니므로 정확한 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역시 인터넷도 컨텐츠가 중요하단 것이다. 맨날 홀딱쑈나 게임이나 하는 인터넷을 강국이라고 할 순 없단 생각.

저자는 인터넷에서 우리말의 정확한 뜻을 물어보는 일이 많다면서, 이 책을 왜 썼는지를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역시,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말은 어원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힐 수 없는 말들이 숱하게 놓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 사정을 알면서 재미삼아 읽을 법도 하다.

똥구멍으로 호박씨를 깠다는 등의 이야기는 상상속에서 나온 이야기지, 실제로 그런 설화가 있었던 것도 아닐 것이며, 삼십 육계처럼 병법에 나오는 이야기도 있지만 줄행랑까지는 한자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으며, 어처구니처럼 전혀 그 뜻을 모르고 쓰는 말들도 흔하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뜻을 구별할 수 있는 말들도 있다. 갈매기살이 갈매기 고기가 아니라 간막이살에서 나온 말이며, 고주망태의 고주와 망태도 뜻을 알 수 있고, 푼수나 숙맥처럼 그 어원을 알면 뜻을 명확히 쓸 수 있는 말들의 설명은 읽는 이에게 유익하다. 내 코가 석자의 코는 신체부위가 아니라 콧물이란 것도 재미있다.

그런데, 삼천포로 빠지다나 아줌마, 노다지, 어처구니... 같은 말들은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주루룩 늘어 놓기만 해서 별로 도움도 안 될 뿐더러 재미도 없는 글이 되어버렸다.

무엇이든 적당히 알고 쓰면 좋긴 하지만, 언어라는 것은 생명이 있어서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요즘 나오는 지름신, 뽐뿌질, 간지나다... 같은 말들은 처음 들었을 때엔 대략난감한 단어가 아닐 수 없지만, 쓰임새에 익숙해 지면, 또 그것처럼 간명한 말이 없는 것이다.

이런말들을 마구 만들어 쓰는 것을 문제삼을 사람도 있겠지만, 어차피 옛날에 몽고의 지배를 받을 때 몽고말이 많이 들어왔고, 미국의 지배를 받을 땐 '아메리카 카우보이, 달실은 마차다...'이런 황당한 노래가 유행했듯, 언어의 변화를 잘 지켜보는 일도 재미있는 일로 보인다.

2권에는 역시 그 정답을 찾지 못할 말들이 잔뜩 실려 있다. 이판사판, 십팔번처럼 어원이 쉽게 밝혀지는 말도 있는가 하면, 사바사바, 쪽팔리다, 어쭈구리, 거시기 처럼 어원을 밝히기 어려운 것들도 많이 있다.

그저 재미로 읽을 수 있으면 되겠단 생각이다.

그리고, 국어학자라면서 '만두국'이라고 적은 것은 (200쪽) 유감이다.
만두도 한자어라고 보기 어렵고, 국도 우리말이라고 본다면 '만둣국'이 옳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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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7-02-15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척 재밌겠는데요. ^^

글샘 2007-02-15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책을 좋아하실 수도 있지요. 특히 글쓰시는 분들이라면 더욱...
재미있는 것도 있고, 별로인 것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