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두 이주헌의 명화읽기 - 조토에서 마그리트까지 교양으로 읽는 세계명화
노성두.이주헌 지음 / 한길아트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나에게 그림이란 건, 조악한 미술책에 명함만하게 올라붙은 것들이었다. 거기서 들었던 이름들... 마네, 모네, 고흐...모딜리아니와 뭉크... 나이가 더 들어 이주헌의 미술 책을 몇 권 읽었던 기억이 나고, 오주석 선생님의 미술 이야기는 부지런히 사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서양 미술의 역사와 사조에 따른 서술로 이루어져있다.

이 책에서 가장 뛰어난 글은 노성두의 발문이다. "지적 불륜의 짜릿한 일탈을 꿈꾸며"로 제목붙여진 글에서 나의 인생이 뮤즈의 뒤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는 육봉달이라면, 이주헌 선생의 학문은 파우스트의 열정을 품은 간달프...라고 하면서 만약에 내가 여자로 태어났더라면 만사 제쳐놓고 그에게 데이트를 신청했을 것이라고 한다. 커피잔에 달라붙은 크레마를 핥으며, 노성두.라고 썼다. 크레마가 뭔지는 잘 모르지만(커피 거품같은 건가?) 쫀득거리는 글맛이 느껴진다.

막상 설명문으로 들어가서는 그런 맛이 적다.

그림이 너무 작거나 설명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느낌도 든다. 하긴 한 권의 책에서 이 정도라도 담아낼 수 있었다면 성공한 것이라 봐야 하겠지만, 아무래도 오주석 선생님의 특강처럼 부분도, 상세도를 곁들인 설명의 친절함을 잊을 수 없다.

인상적이었던 그림 몇 장이 기억에 남는데,
토머스 게인즈버러의 '푸른 옷을 입은 소년', 정말 소년의 싱그러운 모습이 생생하다.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독서하는 소녀', 책읽는 그림은 뭐든지 아름답다.^^ 책을 든 우아한 손의 포즈가 예술이다. (이런, 예술 작품을 두고 예술이라는 망발을...)
존 에버렛 밀레이의 '신부 들러리', 어쩜 그렇게 표정이 황홀할 수 있는지...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그랑 오달리스크', 투르크의 황제를 시봉하는 오달리스크의 기름한 허리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클림트의 키스는 언제 봐도 예술이다.

이번에 이 책을 보면서 찾은 옥에 티^^ 하나. 얀 반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의 거울에 비친 모습의 상세도가 있어 자세히 보니, 실제로 있는 강아지와 아내의 발치에 놓인 카페트가 거울에선 보이지 않는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팽이 2007-02-11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하여튼 관심사도 다양하군요..
게다가 꼼꼼함까지..ㅎㅎ

글샘 2007-02-1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꼼꼼한건 아니구요 ㅋㅋ 우연히 보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