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의 걷기 여행 1은 한비야의 국토종단기를 읽은 후에 읽어서 좀 재미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국토를 종단하거나 횡단(나라가 길쭉하니 이건 별로 없지만)한다는 사람들 보면 존경스럽다. 자기를 이겨 내는 그 길을 어떻게 나설 염을 냈단 말인지...
그의 걷기 여행 2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정말 걷는 코스를 걸어갔기 때문이다. 한국을 종단하는 일은 길거리에 차에 치여 터져 죽은 강아지를 떠올리는 무서운 코스라면, 에스파냐의 산티아고 가는 길은 지구의 중력만 아니라면 평생 그 길을 걷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었으리라... 그 책을 읽고 나도 산티아고로 훌쩍 떠나고 싶었을 정도였으니... 역시 걷기 여행에 충실하여 걸은 길들을 잘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솔직히, 이런 제목을 붙여서는 안 되는 거였다. 걷기 여행이 아니잖은가? 그냥 배낭 여행이지.
이런 배낭 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가는 것이고, 김남희가 이 아까운 종이에다가 이 무거운 책으로 찍어낼 필요가 전혀 없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걷기든 배낭 여행이든, 이 책에서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여행지가 베이징이나 상하이처럼 큰 도시들이 아닌데도 중국 지도 한 장 곁들여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가 1년 배웠다고는 하지만, 중국어로 지명을 마구 표시한 것도 부담스럽다. 중국 내륙 지방의 소수 민족의 삶을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김남희가 한비야보다 나은 것은 카메라밖에 없단 생각을 한다. 한비야씨 글발도 그닥 윤기가 흐르는 건 아니지만, 그미의 글을 읽으면 '에너자이저' 밧데리가 팽팽 도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남희의 글은 그런 포스도 없다. 가끔 괜찮은 사진들이 실려 있는 점은 이 책을 별 두 개는 주게 했다.
이 책에서 가장 실망한 것은 성의가 없다는 것이다. 나도 직업상 교정볼 일이 많이 있는 편인데, 이 책처럼 350페이지를 교정보려면 눈이 핑핑돌 것이지만, 앞쪽에 완존 틀린 것이 있는데 발견 못한 것은 그미가 중국어를 공부했다고는 하지만 한문에 아주 약하든가, 아니면 성의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지명의 오기였다. 이허위안, 보통은 이화원이라 알려져 있는 곳을 한자로 臣頁和園으로 적었는데 그걸 그냥 인쇄하다니... 나무에게 미안하다.
라오스와 미얀마에서의 경험도 일반 관광객들의 그것과 차별되는 그만의 걷기 여행이랄 것은 전혀 없다. 그저 시간이 많아서 여느 여행객처럼 뺑뺑이치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가 느껴질 뿐... 이라와디 강의 물결치는 강물을 보고 있노라니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그런 곳으로도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