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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ㅣ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영국에 갔을 때다. 외국에 왔는데 그냥 잠만 자기가 뭣해서 6시쯤 일어나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어느 마을에 가니깐, 고만고만한 집들에 이쁜 꽃 화분이며 마당에 장미, 제비꽃 같은 것들을 심어 놓은 마을이 있었다. 한참을 꽃구경하다가 왔는데, 어떤 집은 마당이 황량해서 민망한 집도 있긴 했다. 그런 것이 마음의 여유에서 오는 걸까 하는 생각도 했고.
런던은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이 사는 곳이 확연하게 구분된다고 한다. 내가 둘러본 곳은 잘 사는 동네였을 것이다. 마당도 있고, 주차장도 널찍한 그런 동네였으니...
삼십 만평(이 정도면 큰 아파트 단지가 하나 들어설 만 하다.)의 땅에 정원을 가꾼다는 아흔의 할머니 타샤 튜더.
아직도 1800년대 생활을 하느라, 여름에도 긴 치마, 긴 소매에 머리엔 스카프를 매고, 앵무새, 되새, 강아지, 고양이들과 살면서 그림을 그리고, 정원을 가꾼다.
이 책에서 젤 좋은 것은 사진이다.
타샤 튜더 할머니가 빚어낸 낡아보이는 빛깔들의 실내 분위기나 할머니가 그렸다는 삽화의 그림들, 그리고 자연과 할머니의 공동 작품인 화원의 사진들... 마치 밀레나 르느와르의 붓 터치가 살아있는 듯한, 사진인지, 그림인지 분간하기도 어려운 사진들의 멋진 빛...
실제로 꽃들을 본다면 사진보다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마지막 부분에 소로의 말을 빌려서,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고 하는데, 할머니의 삶이 낭만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할머니가 얼마나 타고난 정원사인가를, 풀나무 꽃 한 송이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진정 자연을 사랑하는 이만이 누릴 수 있는 자연이란 선물을 할머니는 화가라는 직업과 함께 멋지게 조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가 이런 멋진 정원을 갖기 위해서 얼마나 골몰하고 노력하고 힘을 기울이는지는 사진에 보여주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면,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을 만들고 누리며 살기 때문이 아닐까?
그가 말하지 못한 어두운 그림자도 삶에는 드리워져있게 마련이고...
그렇지만, 애프터 눈의 티 타임을 기다리는 삶. 그만큼의 여유만으로도 그의 삶이 넉넉해 보여서 좋았다.
난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기 때문에, 겉표지는 제거된 상태로 읽었다. 읽고 나서 값이 얼마나 할까?하고 궁금해 뒷부분 인쇄란을 보니 값은 표지에 있단다. 이런... 얄팍한 상술이 있나. 값을 올리려면 겉표지만 바꿔입히면 된다는 속셈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면서 약간, 속이 상한다. 값도 비싸다. 9800원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