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만화 강풀 순정만화 5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2003년 겨울은 수영이를 만나고 싶은 서른 살 짜리 아저씨 마음이 되어 매주 두 번의 업데이트되는 날을 기다리곤 했다.

강풀의 순정 만화를 읽고 있으면, 세상의 아무 것도 중요한 일이 없어지는 그런 사랑의 마법을 실감한다.

사랑이란 감정은, 우리가 매일 벌이고 다니는 현상에 알아채는 통찰력을 부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마치 수영이가 사준 목도리를 매고 있는 숙이를 발견하곤, '어, 같은 거네?'하고 알아채듯이.

번지 점프...란 영화에서 남자애가 마법이라면서 새끼손가락 펴고 물건 쥐는 습관을 가르쳐 주고는 그 동작이 통찰되는 과정처럼...

세상은 여기 나오는 띠동갑들의 사랑이야기처럼 수월하게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어른들은 알고 있다.

인생의 진실은 오히려 숙이와 하경의 이야기나 붕어빵과 목도리의 이야기처럼 얽혀 있기 쉽다.

그렇지만, 얼키고 설킨 삶에도 겨울은 가고, 봄은 오는 것. 그래서 벚꽃잎이 꽃비가 되어 흩날리는 마음을 느끼면 따스한 캔커피의 온기가 되살아 나기도 하는 것이다.

아내와 아들 녀석은 동반 감기에 걸려서 콜콜 자고 있는데, 혼자서 순정 만화를 보다가 두어 번 울었다.
십사 년 전에, 이맘 때였을 것이다. 애기가 감기가 걸려서 코에 딱지가 가득 붙어 입으로 색색거리며 숨쉬는데 그게 애처로와서 같이 누웠다가 눈물이 주르륵 흐른 적이 있었다.

이제 아들 녀석을 나만큼 쑥 자라버렸지만, 열여덟 수영이의 발그레한 볼을 보는 내 마음은 아직도 소년이었다.

강풀의 만화는 역시 인터넷으로 봐야 제격이다.
이런 따스한 이야기를 돈을 12,000원이나 내고, 그것도 두 권을 보려면 그 곱으로 돈을 내고 이 만화를 본다는 건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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