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수업 - 하이타니 겐지로와 아이들, 열두 번의 수업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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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빈 서판'이라고,

그래서 거기다가는 무엇이듯 휘갈겨 쓰면 된다고 말하던 오만도 있었지만,

내 생각은 하이타니 선생님의 생각에 더 가깝다.

아이들은 비어있지 않다.

아직 부족한 나이이긴 하지만, 아이의 생각 안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

그걸 짓누르는 것이 교사여서는 안 된다는 반성이 있다.

 

시행착오의 진폭이 클수록 어린이는 꿋꿋하게 성장(83)

 

코르네이 추콥스키의 말을 인용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성장'에 있다.

 

성적의 좋고 나쁨은

아주 제한된 범위 내에서

어떤 대응에 숙련되어 있느냐 그렇지 못하냐에 따른 것(128)

 

그래서 성적은 성장과 나란히 가지 않는다.

물론 성적이 좋은 아이들이 잘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성적이 좋지 못한 경우 성장에 어딘가 문제가 생긴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한국 학교는 성장에는 관심이 없고 경쟁에서 이기라고 하는 시스템이다.

그것 뿐이다.

아쉽다.

 

상냥함이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을 갖고 있을지도 몰라요

하고 말했지만,

나는 반드시 변화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154)

 

4학년 앞에서 수업한 내용을

아이가 적은 것이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교육이고, 성장에 도움이 된다.

그것이 아니라면, 아이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

나를 반성한다.

얼마나 송곳으로 아이들을 찔러댔던가를...

 

수업이 좀 어려워서

처음에는 재미없겠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꽤 재미있었고

마지막엔는 엄청 재미있었다.

처음엔 뭐가 뭔지 몰랐지만

나중에는 대충 다 이해할 수 있었고

마지막에는 아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재미있었던 거다.(157)

 

물론 특강이었으니 아이들이 귀 쫑긋 하고 들었겠지만,

아이들은 이해할 수 있고, 재미있다고 여길 수 있다.

 

하야시 다케지 선생은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동반되지 않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라고 늘 말씀하셨습니다.(169)

 

우리도 이오덕 선생이나 권정생 선생 같은 이에게서 배웠지만,

잊고 말았다.

아이들이 죽고싶게 만드는 건 교육이 아니다.

 

성적도 하나의 데이터입니다.

그걸 전부 무시하라는 건 아닙니다.

단지 사람의 마음이 없는 교육이라면,

그 교육은 아이들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을 말하고...(192)

 

아, 하이타니 선생님...

상냥한 수업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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